벚꽃 지자마자 초여름… '실종된 봄'에 불청객 감기 기승

천지은 기자 발행일 2026-04-27 22:09:49 댓글 0
- 4월 하순 최고기온 28도 육박…사라진 계절에 생체리듬 '비상'
- 맞춤형 생활수칙 5가지...양파 껍질식 옷차림, 미지근한 8잔 마시기, 비타민 충전 등

▲ 최근 아침과 저녁, 한낮의 기온차가 심해 감기가 기승을 부르고 있다

직장인 김 모(34) 씨는 최근 외출 전 옷장 앞에서 한참을 망설인다.

아침 기온은 10도 안팎으로 쌀쌀하지만, 낮 기온은 25도를 훌쩍 넘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 씨는 "봄옷을 입을 새도 없이 반팔을 꺼냈다"며 "주변에 지독한 감기로 고생하는 동료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2026년 4월, 한반도에서 '포근한 봄'이 사라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전국 곳곳의 낮 최고기온이 예년보다 5~8도 높은 28도까지 치솟으며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벚꽃은 예년보다 열흘 일찍 피었다 지고, 그 자리를 때 이른 녹음이 채웠다.

문제는 극심한 일교차다.

낮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지만, 해가 지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냉온탕 날씨'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계절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봄과 가을 같은 전이 계절이 급격히 짧아지는 '계절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라진 봄의 빈자리에는 호흡기 질환이 들어찼다.

최근 질병관리청 2026년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자료에 따르면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수 1,582명으로 전주(1,496명) 대비 증가, 전년 동 기간(1,275명) 대비 증가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내과 전문의는 "기온이 급격히 변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과부하를 일으켜 면역력이 떨어진다"며 "특히 올해는 4월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가동이 시작되면서 실내외 온도 차까지 커져, 냉방병 증상을 동반한 감기 환자가 예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4월의 급격한 이상고온과 심한 일교차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과부하를 준다.

의료전문가들이 면역력이 바닥나기 딱 좋은 이 시기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맞춤형 생활수칙 5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양파 껍질’식 옷차림이다. 낮 기온이 28도까지 올라도 아침저녁은 여전히 쌀쌀하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좋다. 기온 변화에 맞춰 즉각적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 면역력 저하를 막는 첫 번째 관문이다.

‘미지근한 물’ 8잔 마시기를 실천하자. 이상고온으로 땀 배출은 늘어나는데 대기는 건조하다.

호흡기 점막이 마르면 바이러스 침투가 쉬워진다. 찬물보다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 점막의 습도를 유지해주는게 좋다.

이어 ‘제철 나물’로 비타민 충전에 신경써야 한다.

봄나물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보약이다. 미나리, 쑥갓, 달래 등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돕고 혈액을 맑게 한다. 특히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풍부해 일교차로 예민해진 혈관 건강에도 좋다.

운동은 ‘해 뜬 뒤’ 가볍게 하는게 좋다.

의욕이 앞서 새벽 운동을 나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혈관이 수축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햇볕이 충분히 내리쬐는 낮 시간대나 이른 저녁에 30분 정도 가볍게 걷는 것이 면역 세포 활성화에 훨씬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골든타임’ 수면을 사수하자.

면역력을 높이는 멜라토닌 호르몬은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가장 활발히 분비된다. 계절 변화로 몸이 피로를 쉽게 느끼는 만큼, 평소보다 30분 일찍 잠자리에 들어 7시간 이상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 '천연 감기약'이다.

단순히 "덥다"거나 "감기에 걸렸다"는 푸념으로 넘기기엔 계절의 변화가 너무나 가파르다.

4월의 무더위와 독감의 기승은 기후 위기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당장 우리 코앞의 '건강'과 '생존'의 문제임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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