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치료제 희망될까”…한국發 ‘스페라젠’에 해외도 주목, 기대와 신중론 교차

정민오 기자 발행일 2026-05-23 07:51:42 댓글 0
'자폐가족 생존권 부모연대'... 식약처 '스페라젠'의 조속한 허가 심사 촉구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아스트로젠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치료제 후보물질 '스페라젠(Speragen·AST-001)'이 해외 학술지와 외신 등을 통해 잇따라 소개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아직 소아 중심 초기 데이터 단계인 만큼 "국내 조기 도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기대와 함께 "효과를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나온다.

현재 자폐스펙트럼장애 분야에서는 공격성·과잉행동 등을 완화하는 보조약물은 존재하지만, 사회성·의사소통 같은 '핵심 증상(core symptoms)' 자체를 개선하는 승인 치료제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스페라젠은 국내외 ASD 업계에서 주목받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 학술지 등에 공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아스트로젠은 만 2~11세 ASD 아동을 대상으로 AST-001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사회성·의사소통·적응행동 영역에서 일부 유의미한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위약군에 비해 고용량 투여군에서 적응행동 점수가 개선됐고, 임상 중대한 안전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 수준이었다.

논문은 국제 학술지인 에 게재됐으며, 연구진은 "ASD 핵심 증상 개선 가능성에 대한 초기 근거(preliminary evidence)"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한적 조건의 임상 결과로, 대규모 글로벌 검증이 끝난 단계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스페라젠의 핵심 성분은 L-세린(L-serine) 기반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해당 물질이 뇌 내 신경전달 균형과 SK 채널 조절 등에 관여해 사회적 상호작용 개선 가능성을 보였다고 설명한다.

실제 해외에서도 ASD 핵심 증상 치료제 개발은 반복적으로 난관에 부딪혀 왔다.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메만틴, 부메타나이드 등 다수 후보물질이 초기 기대와 달리 대규모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페라젠 역시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온라인 ASD 커뮤니티에서는 "긍정적인 체감이 있었다"는 반응과 함께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예민해졌다"는 경험담도 혼재돼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ASD 치료는 행동치료·언어치료 중심이었고, 약물은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특히 영유아 시기의 '발달 골든타임'을 겨냥한 치료 접근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있다.

아스트로젠은 최근 중동·북아프리카(MENA) 16개국 대상 기술이전 계약도 추진하며 상용화 확대에 나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는 개인별 편차가 매우 크고 원인도 복합적"이라며 "일부 환자군에서 가능성이 확인되더라도 모든 ASD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국내에서도 혁신 치료제 후보에 대한 장기 추적 연구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 사진제공=자폐가족 생존권 부모연대는 지난 14일 충북 오송 식약처 앞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ASD) 핵심증상 치료제 후보물질 '스페라젠'의 조속한 신약 허가 심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열었다.

한편 최근 ASD(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 보호자 단체인 '자폐가족 생존권 부모연대'는 충북 오송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서 기자회견과 시위를 열고 ASD 핵심증상 치료제 ‘스페라젠’의 조속한 허가 심사를 촉구했다.

단체 측에 따르면 중증 자폐 증상을 보이던 부모연대 김지연 대표의 아들은 '스페라젠' 임상시험 참여 이후 변화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 씨는 "아들이 스스로 통증 상태를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고, 먼저 눈을 맞추고 "엄마 사랑해요"라고 이야기했다"면서, "우리 가족이 경험한 작은 변화와 희망이 다른 자폐 가족들에게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모연대는 지난 15일 스페라젠의 신속한 허가와 치료 접근성 확대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는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제주 등 전국 각지의 ASD 아동 보호자 225명이 실명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라젠은 지난해 6월 식약처에 신약허가신청(NDA)이 접수됐으나, 1년 가까운 기간동안 심사가 진행 중이다.

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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