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플라스틱 재생 용기의 '발암 물질' 역습

천지은 기자 발행일 2026-06-16 07:33:54 댓글 0
-출처 불분명한 전자제품 폐기물 재생 플라스틱 혼입 우려
-일부 검은색 생활 용기서 브롬계 난연제 등 발암 물질 기준치 초과
-재생 플라스틱 식품 용기 원료 이력 추적제 도입해야
▲검정 플라스틱 용기 [출처 : WRAP 홈페이지]

플라스틱 재생 원료가 환경 보호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지만, 일부 저가형 다회용기나 출처가 불분명한 수입 플라스틱 제품의 경우 제조 공정에서 유해 화학 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일부 검은색 재생 플라스틱 용기에서 인체에 유해한 난연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식품 용기 원료의 안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자제품 폐기물에서 섞여 든 브롬계 난연제… 검은색 플라스틱의 맹점

2024년 10월 미국 환경보건 연구단체 '독성물질 없는 미래의 조사에 따르면,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일부 저가 다회용기와 생활용품에서 브롬계 난연제(BFRs, Brominated Flame Retardants)를 비롯한 유해 화학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난연제는 화재 발생 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텔레비전, 컴퓨터 등 전자제품의 플라스틱 외장재에 필수적으로 첨가되는 화학 물질이다.

 

문제는 플라스틱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한다. 전자제품 폐기물에서 추출된 플라스틱이 식품 용기나 다회용기 제조 공정으로 유입될 때, 기존에 포함되어 있던 난연제 성분이 완벽히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잔류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검은색 플라스틱의 경우 다양한 색상의 재생 원료를 섞어 가공하기가 용이하고, 염색을 통해 원료의 불순물을 시각적으로 감추기 쉽기 때문에 유해 물질 혼입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분석한다.

 

인체 축적되는 환경호르몬 및 발암 물질 위험… 다회용기 신뢰도 하락

검출된 브롬계 난연제 성분은 체내에 흡수될 경우 쉽게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는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의 일종이다. 만성 노출 시 호르몬 분비 체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며, 면역계 손상이나 생식 기능 저하는 물론 국제암연구소(IARC) 등에서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만큼 인체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기 위해 선택한 다회용기나 일상적인 플라스틱 용기가 오히려 유해 물질의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전자레인지에 가열할 때 용기 표면 마모나 열변형으로 인해 미량의 화학 물질이 식품으로 용출될 우려가 있어, 영유아가 있는 가정이나 단체 급식소 등에서의 안전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원료 이력 추적제와 철저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되어야

현재 정부는 식품용 플라스틱 재생 원료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두고 물리적·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승인하고 있으나, 출처가 불분명한 수입산 저가 플라스틱 제품이나 일반 생활용품 전반의 재생 수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니터링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무분별한 재생 원료 사용으로 인한 보건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재생 플라스틱의 최초 수거 단계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원료의 출처를 명확히 검증하는 '원료 이력 추적제' 도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포장재 및 다회용기 제조 기업 역시 단가 절감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공급망 실사를 통해 안전성이 100% 검증된 순수 식품 등급(Food-grade) 원료만을 사용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친환경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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