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더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2℃로 평년보다 0.8℃ 높아 1973년 전국 기상관측망 확충 이후 역대 일곱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0.6일로 평년과 비슷했지만, 6월 초와 중순에는 평년을 웃도는 고온 현상이 이어졌으며,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로 지난해보다 1.3℃ 높게 나타났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대기 중 수증기가 늘어나 습도가 높아지고, 이는 체감온도를 끌어올려 실제 기온보다 더 무덥게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상청은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고온과 높은 습도가 함께 나타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며, 폭염과 온열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제 더위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낮 기온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높은 습도와 열대야가 장기간 이어지며 하루 종일 무더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장마철에는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 땀이 쉽게 증발하지 못하고, 체온이 효과적으로 내려가지 않아 같은 기온이라도 실제보다 훨씬 덥게 느껴진다.
여기에 도시 열섬현상도 체감온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은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까지 방출하면서 도심의 기온을 높인다.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면 수면의 질이 낮아지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다음 날 더위에 대한 적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후가 장기적으로 온난화되면서 폭염의 시작 시기는 빨라지고 지속 기간은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자주 유입되는 환경이 반복되면서 폭염과 고습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환경 변화와 함께 개인의 신체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수록 체온 조절 능력과 땀 분비 기능은 점차 감소하고, 수면 부족이나 만성질환, 운동 부족 등이 겹치면 같은 더위도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결국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과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현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폭염을 단순히 불편한 계절 현상이 아니라 일상 속 재난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충분한 물을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다.
냉방이 가능한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과도한 음주와 수면 부족을 피하는 것도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어린이와 고령층, 만성질환자는 폭염에 더욱 취약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 대응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도심 녹지와 그늘 확대, 건물과 도로의 열 축적을 줄이는 도시 설계, 무더위 쉼터 확충 등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도시 정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역대 가장 더웠던 6월과 7월 초부터 이어지는 폭염은 이미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달라진 기후를 인정하고 생활 방식과 도시 환경을 함께 바꿔나가는 것, 그것이 길어지고 강해지는 대한민국의 여름을 견디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되고 있다.
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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