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대한민국 휘청…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6-18 13:58:23 댓글 0
사망자 3명 늘어 총 23명.. 치사율 날로 상승세 정부 대처 실패로 ‘슈퍼 전파자’ 역할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통째로 흔들고 있다.


발원지인 중동에서보다 더 먼 한국 땅에 기세를 키워 가고 있다.


18일 오전 현재 메르스 확진자가 3명 추가돼 총 165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도 3명 늘어난 23명이다. 메르스 확진자 중 3명이 추가로 숨져 사망자가 23명으로 늘었다.


치사율은 13.9%로 집계됐다. 당국은 치사율이 10% 안팎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지난 13일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찍은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럽 질병통제센터(ECDC)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우리나라의 메르스 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사우디아라비아(환자 1028명, 사망 451명)에 이어 전세계 2위다.

3위인 아랍에미리트(UAE)는 11일 기준 환자는 77명, 사망자 10명이다.


우리나라는 11일 이후에도 환자가 수십 명 늘어난 반면 UAE는 한 달에 1∼2건씩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추세여서 3위와의 간격은 더욱 벌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발생자를 기준으로 한 치사율(13.9%)은 사우디의 40% 수준보다 확연히 낮지만 여전히 치료 중인 환자가 다수라는 점에서 장담하긴 이르다


지난 16일 첫 자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독일의 코르넬리아 룬트 니더작센주 보건장관은 사망 사실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사례를 지적했다.


룬트 장관은 "한국의 사례는 메르스에 대한 체계적·협력적(coordinated) 질병관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비극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처럼 국내 메르스 환자가 빠르게 늘어난 데에는 체계적으로 초기 확산을 차단하지 못한 방역당국의 실책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독일은 이 환자가 UAE를 여행하고 돌아와 메르스 판정을 받은 후 200명 이상의 접촉자 전원을 검사했고, 이들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4월과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녀온 사람들이 각각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바로 격리된 후 곧바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완치 후 퇴원했다.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비행기, 버스 승객 등과 접촉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고 단 1건의 2차 감염도 없었다.


반면 우리는 첫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11일 이후 확진을 받기까지 무려 9일이 걸렸고, 9일간 다수를 접촉하고 다녔음에도 초반 격리대상은 64명에 그쳤다.


이후 80건 이상의 3차 감염을 일으킨 14번 환자도 첫 환자와 평택성모병원에 함께 있다 감염됐으나 같은 병실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1차 격리 대상에서 빠졌다.


결국 초반에 평택성모병원 등으로 격리 범위를 대폭 넓혔다면 14번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줄도 모르고 다른 병원을 전전하며 대규모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늦은 확진과 좁은 격리망으로 초동 대처에 실패한 방역당국이 '슈퍼 전파자' 역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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