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님들의 ‘취미생활’ 비화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8-28 07:58:39 댓글 0
‘이색 취미생활’ 개인 취미 넘어 전폭적인 지원까지
▲ 사진촬영이나 미술, 음악 등 대기업 총수 신분에 걸맞게 점잖은 취미를 갖고 있는 오너들도 있다.

국내 기업 총수들은 어떤 취미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글로벌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상황까지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 총수들은 개인 사생활도 못할 만큼 바쁜 하루 일정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취미생활은 있기 마련이다. 모터사이클과 같은 다소 위험해 보이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스트레스를 푸는 가하면, 사진촬영, 미술, 음악 등 점잖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기업 총수들도 있다.



모터사이클부터 사진촬영 등 이색 취미생활


재계 경영자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취미생활은 스포츠 분야다. 스포츠에 취미를 둔 재계 총수 및 경영자들은 50∼60대 나이에도 탄탄한 체력을 유지하며 활력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재계에 유명한 ‘스피드광’으로 불린다. 그는 1999년 BMW모토라드 클럽 코리아(MCK)라는 모터사이클 동호회를 직접 만들어 회장을 역임했을 만큼 스피드를 즐겼던 것으로 유명하다. 10여년 전 모터사이클로 유럽일주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동호회에 가입할 정도로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정 회장은 두산건설 박정원 회장과도 같은 동호회 맴버로서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정용진 회장과 박정원 회장 외에도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총수는 또 있다. 구자열 LS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이 알려져 있다. 특히 구자열 회장은 소문난 모터사이클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가 보유하고 있는 바이크 기종만 수십여 종이 넘고, 모터사이클 실력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또 구 회장은 산악자전거 마니아로도 알려져 있는데, 서울 자택에서 안양 사무실까지 종종 자전거로 출퇴근한다고. 지난 2002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해발 3000미터가 넘는 알프스 산맥을 넘는 ‘트랜스 알프스’ 대회에 도전하기도 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미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맡아 남다른 축구사랑을 과시하고 있지만 평소 모터사이클이나 수영을 즐기고 철인 3종 경기에 직접 참가하는 등 운동 마니아로도 알려져 있다.


대기업 총수 신분에 걸맞게 점잖은 취미를 갖고 있는 오너들도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새박사’로 알려져 있다. 여의도 트윈타워 동관 30층 집무실에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구 회장은 이 망원경으로 한강 밤섬에 있는 야생 조류를 관찰하는 게 취미라고. 특히 경영 아이디어를 찾을 때 꼭 이곳을 찾는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겨울철이 되면 철새 보호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기도 한다.


구 회장의 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전통식품에 푹 빠져있다. 구 명예회장은 1995년 ‘21세기를 위해서는 젊고 도전적인 인재들이 그룹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며 그룹 경영을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충남 천안 연암대학 인근의 농장에서 버섯 등을 재배하며 그룹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고 된장, 청국장, 만두 등 전통음식을 연구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박용만 두산 회장은 디지털 기기 수집광이다. 최신 디지털 기기를 써본 후 그 소감을 SNS에 올리는 재미에 빠져있다. 박용만 회장이 회사 말단 직원들과도 SNS로 대화를 하며 농담을 주고받는 것은 이미 재계에 잘 알려진 화젯거리. 기존 대기업 회장 이미지를 벗은 친근한 모습으로 자주 네티즌과 소통하며 4만여 명의 팔로어를 갖고 있다. 사진 촬영 실력도 프로급이다. 박 회장은 사진전을 기획할 정도로 사진 촬영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수 양희은의 앨범 재킷 사진도 박 회장이 촬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산가에서 사진촬영이 취미인 이가 또 있다. 박용만 회장의 형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도 항상 카메라를 지니고 다닐 정도로 사진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이 즐겨 찍는 피사체는 야생화다. 소박하면서도 진귀한 야생화를 포착해 사진 속에 담는 것을 즐기는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직접 찍은 강원 평창의 야생화로 꾸민 2010년 달력을 제작해 국내외 지인들에게 선물해 주목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으로 신년 달력 만들기를 10여 년째 해오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주변사람들에게 만보기를 나눠줄 정도로 평소 걷기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점심약속이 있더라도 2㎞ 이내의 거리면 걸어 다니고, 틈만 나면 전철을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허 회장은 자택에서 홈시어터를 통해 오페라 DVD를 보는 것으로 여가를 즐기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같은 오페라를 여러 버전으로 감상하면서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미(美)를 창출하는 CEO답게 건축·미술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고. 스스로 미술평론가를 꿈꿨을 정도로 미술에 관심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서 회장은 해외 출장을 갈 때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쪼개 현지 미술관을 꼭 찾는다. 아모레퍼시픽 본사에는 그림이나 예술 관련 서적 등이 많다고 알려진다.


▲ 정용진 회장과 박정원 회장, 구자열 LS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이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총수로 알려져 있다.

총수들의 남다른 스포츠 사랑


무엇보다 기업 총수들은 개개인의 취미를 넘어 각종 스포츠 종목에 애정을 갖고 있다. 총수들의 스포츠 사랑은 이미 재계에서 널리 알려진 화잿거리.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을 달성하고, 하계·동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5번째 국가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건희 삼성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다. IOC 위원은 세계 스포츠를 움직일 수 있는 막중한 임무의 자리다. 이 회장은 특히 동계스포츠의 기본종목인 빙상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997년부터 대한빙상연맹을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양궁 사랑이 남다르다. 정몽구 회장이 1985년부터 1997년까지 4차례나 회장직을 맡아 지원을 시작한 이래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 뒤를 이어 30년 가까이 양궁 선진화에 힘쓰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은 재계에서도 유명한데 세계대회가 열릴 때마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는 등 선수들을 격려하는 덕분에 한국 양궁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강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걷기’를 취미생활로 하고 있는 허창수 GS 회장은 1998년부터 15년째 축구단 구단주를 맡을 정도로 축구사랑이 남다르다고 알려졌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직접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단 격려에 힘쓰고 있다.


SK그룹은 핸드볼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핸드볼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는데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기도 했다. 그의 핸드볼 사랑은 재계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국내 핸드볼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승마와 복싱을, LG전자는 리듬체조에서 손연재 선수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LS그룹은 대한사이클연맹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고, 포스코는 두뇌 스포츠라 불리는 바둑과 체조를, 한진은 탁구 발전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비인기 스포츠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모터사이클) : 정용진 회장과 박정원 회장, 구자열 LS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이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총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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