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사명 변경 속내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9-11 21:16:32 댓글 0
‘다음’ 빼고 ‘카카오’로 독주체제 강화

1995년 설립된 포털 1세대 ‘다음’이 20년 역사를 마무리하고 물러나려는 모양새다.


지난 9월1일 다음카카오는 돌연 사명 변경 추진 의사를 밝혔다. 다음카카오 사명에서 ‘다음’을 완전히 빼버리기로 한 것. 이는 9월내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며 오는 10월1일 합병 1주년과 동시에 사명 변경에 따른 새로운 CI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합병 후 ‘다음카카오’라는 이름을 사용한지 불과 1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다음’은 1997년 무료 웹메일 서비스 ‘한메일’을 통해 세상에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99년에는 온라인 커뮤티니 ‘카페’를 오픈했고 2000년 검색서비스를 오픈했다.


이듬해 ‘다음’은 휴잇어소시에이츠 선정, ‘한국 최고의 직장 BEST10’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다음’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2년에는 ‘다음쇼핑’이 전자상거래 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출시한 ‘만화 속 세상’이라는 서비스는 ‘웹툰’의 시초가 됐다. 이렇게 ‘온라인 놀이터’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다음’은 대한민국 최고 포털사이트로 꼽혀왔다.


다음은 특히 벤쳐 기업다운 독특한 기업문화로도 유명하다. 다음은 구성원들이 직급을 부르지 않고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한 첫 회사이며, 이후 넥슨, 엔씨소프트 등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2004년부터 제주도로 사옥 이전을 추진했으며 2012년 본사가 제주도에 정착하게 된다.


그러나 20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조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경쟁사이트 네이버가 ‘지식인’, ‘블로그’ 등 새로운 콘텐츠로 중무장해 진출했고, 2004년부터는 점유율이 뒤집혀 1위를 네이버에 내주고 만다.


이에 2007년 이재웅 창업자는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이후 동영상 통합브랜드 ‘TV팟’을 오픈하고 ‘티스토리’ 지분을 인수해 블로그 시장 공략, 지도 서비스 등을 새롭게 제공하며 재기를 시도했다.


2010년에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다음으로 바꾸자. 생활이 바뀐다! Life On Daum”을 발표했다. 이는 PC 중심의 온라인 포털에서 모바일·IPTV·디지털 사이니지 등 다양한 채널 확장을 통해 이용자들의 라이프 플랫폼이 되겠다는 의미였다.


더불어 검색 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러나 비약적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합병이후 잇따른 서비스 중단, 신임대표 선임 등으로 이미 어느 정도 예측되긴 했지만 갑작스런 사명변경 소식에 업계는 들썩이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다음카카오가 다음을 완전히 밀어내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말들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다음카카오 측은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내 포털계를 개척했던 ‘다음’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시대에 발맞추지 못했다는 경계의 시선도 함께 나오고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모바일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사명에서 ‘다음’을 빼고 ‘카카오’를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면서도 “포털 서비스 ‘다음’과 모바일 서비스 ‘카카오’라는 두 회사 이름을 물리적으로 나열한 ‘다음카카오’라는 이름에는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호한 측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23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며 변경이 확정되면 대한민국 포털 1세대 ‘다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 20년 역사의 국내 최고 포털 ‘다음’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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