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의회는 14일 박경철 익산시장을 향해 극심한 가뭄을 이유로 농·공업용수를 시민에게 식수로 공급한 것과 관련한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익산시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뭄을 핑계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섣부른 행정에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면서 공개 사과 등을 요구했다.
시의회는 또 “시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식수를 시험 삼아 사용했다는 익산시의 조치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시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8일간 금강 물을 마셔 실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이 이 문제를 미리 보고받지 못했다면 업무태만”이라면서 “또한 공무원이 시장에게 보고 없이 시민들에게 금강물을 공급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한편 앞서 익산시는 6급수 수준의 물을 식수로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바 있다.
지역 언론과 익산시, 익산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월 18일부터 25일까지 휴일을 제외한 총 6일간 10만톤의 금강 물을 식수로 공급했다. 전북녹색연합이 확인한 결과 익산시가 수돗물로 사용한 금강호의 8월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 6급수(15.2ppm)로 최악의 수질로 확인됐다.
또한 익산시가 공급하기 이틀 전인 14일 군산시가 측정한 금강호 수질은 COD 8.4ppm을 나타내 등급으로 ‘4급’이었다. 이는 식수로는 부적합한 상황이었으나 익산시는 이를 식수원으로 사용했다.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COD가 1급부터 3급에 해당돼야 하지만 시는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4급의 물을 이용했다.
시는 가뭄으로 인해 자체 상수원인 대아수계(대아·경천·동상 저수지)의 저수율이 30%를 밑돌자 금강 하류의 나포취수원에서 물을 끌어와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10%의 금강 물을 맑은 물 90%와 섞어 신흥정수장에서 정수 처리, 식수 적합판정을 받아 시내 일부지역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익산시 측은 “가뭄으로 인한 단수에 대비하기 위해 금강 물을 혼용하는 시험을 해봤다. 금강 물을 혼용해 식수를 공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먹는물 적합 판정을 받아 공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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