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갑부’ 자수성가형 급증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4-29 22:42:43 댓글 0
▲ 기업건물

우리나라 갑부 10명 중 4명이 ‘자수성가’형인 것으로 나타나 불변의 진리였던 ‘부의 대물림’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스브가 선정한 ‘한국의 50대 부자’ 명단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위에 올랐다. 자수성가 기업인들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최근 포브스는 126억달러로 평가된 이 회장이 한국의 부자 순위 1위에 랭크됐다. 그 뒤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84억달러)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62억달러)이 각각 2위와 3위로 이었다. 1~3위의 순위는 작년과 동일하다.


지난해 4위에 올랐던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48억달러)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49억달러)에게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이어서 김정주 NXC회장(41억달러),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39억달러), 최태원 SK회장(34억달러),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28억달러),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25억달러)이 6~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 회장의 경우 대규모 기술 수출계약과 주가 상승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0위에 랭크됐던 이재현 CJ회장은 올해 자산이 24억달러로 한 단계 떨어졌다. 이중근 부영 회장의 자산은 2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9위에서 올해 12위로 내려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13위로 4계단 올랐다.


최근 KDB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은 14위에 올랐다. SPC의 허영인 회장은 21위를 기록했다. 최근 갑질 논란을 빚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도 포함돼 있다.


여성 부자들의 순위도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3위→18위),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14위→19위)이 5계단 하락했으며,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16위→25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20위→27위),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30위→33위)의 순위가 떨어졌다.


한국은 ‘스타트업 붐’ 등 창업으로 새로운 억만장자가 배출되긴 했지만 순위에 든 대부분 갑부들은 부를 물려받았다. 결국 부의 승계는 어쩔 수 없는 ‘불변의 진리’였다.


대한민국의 부의 대물림은 여전한데, 미성년자 주식 보유액이 4조원에 달하고, 억대 증여를 받는 미성년자가 6000여명에 육박하며, 수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물려받는 미성년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수백억원대의 주식을 증여받아 ‘백만장자’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어린 나이에도 불구 매년 수억원의 배당금까지 챙기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도 결국 부의 대물림이 작용한 것이다.


반면 놀라운 건 주식자산이 수천억원을 넘은 젊은 부호 중 스스로 기업을 창업해 성공한 자수성가형 주식부호도 적게나마 있다는 것이다. 이들 자수성가형은 소수에 불과한데, 나머지는 모두 앞서 언급한 대로 부의 대물림에 의해 ‘손 안 대고 코 푸는 식’으로 자산을 불린 경우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자산가들은 자수성가형보다는 상속에 의한 재산 증식형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포브스가 선정한 대한민국 부호 중 자수성가 기업은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등이 포함됐다. 이상혁 대표의 재산은 10억5000만 달러(약 1조1954억 원)로 34위, 김범석은 9억5000만달러로 36위에 올랐다.


이상혁 대표의 경우 지난해 4700만 달러 투자를 받은 옐로모바일의 회사 가치가 40억 달러로 커져 자연히 지분 26%를 가진 이 대표의 자산 가치가 올랐다. 공룡 가구업체 이케아의 한국 상륙에도 성장 가도를 달린 가구업체 한샘의 조창걸 명예회장도 있다.


재벌들이 탈법적 ‘재산 대물림’에 열을 올릴 때, 서민들은 ‘가난의 대물림’을 막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가난의 대물림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 그것이 또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지 부를 이어받아 온 재벌 2~3세들은 이를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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