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환경의 날’인 5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은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오전 오후로 나뉘어 청와대와 국회를 방문,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 ▲재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 ▲재발방지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과 면담했다. 피해자측 10여 명이 면담에 참석했다.
이들은 “철저한 재수사”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우 원내대표를 만났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이들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우 원내대표의 인사말은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우 원내대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아직도 거리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으로 노력했으나 많이 부족했다”고 책임감을 표현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해) 국가의 책임 인정과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피해자들의) 응어리가 풀릴 수 있도록 집권여당이 앞서서 해결해나가겠다”고 사태 해결에 의지를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신고된 피해자 전체에 대비해서 인정 비율은 5% 남짓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짚으며, “포괄적 피해인정의 범위 확대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빨리 통과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달라는 주권자들의 명령을 받들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지난해 특위 활동을 하며) 같이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아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이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을 대표해서 강찬호 가피모 대표가 인사말을 했다. 강 대표는 우선 “우 원내대표는 (특위 위원장으로서) 가장 어려운 역할을 맡아서 가장 열심히 수고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 대표는 “우리는 처음부터 정부와 가해 기업의 사과를 제1요구로 바라왔다”며 “이명박 정부는 쳐다봐주지도 않았고, 박근혜 정부는 인수위 시절 찾아갔지만 반쪽짜리 미봉책을 내놓았을 뿐이었다”고 역대 정부들을 비판했다.
그리고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지고 역할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신뢰를 거듭 표현하며 인사말을 마쳤다.
인사말 이후 강 대표는 우 원내대표에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의 바람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고, 이후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들은 앞서 오전 청와대 앞에서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가피모와 가습기넷 회원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피해자 다섯 명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편지 낭독 이후에는 문재인 대통령 가면을 쓴 참가자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을 안아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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