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제화 전문업체 탠디의 재화노동자들이 지난 4월26일부터 16일간 점거농성을 벌인 끝에 노사 합의서를 작성하고 조인식을 열었다.
탠디 본사와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는 이날 새벽 2시께 제화공들의 공임을 신발 밑창과 윗부분 각각 1300원씩 인상하고, 소사장제 폐지 등을 논의하는 노사간 협의회를 상‧하반기 각 1회씩 열기로 합의했다.
서울 관악구 탠디 본사를 점거했던 제화공들은 이날 합의에 따라 농성을 중단하고, 14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제화공들은 그간 일감을 배정받으면 켤레 당 공임을 약 7000원씩 지급 받았으며, 지난 2011년 책정된 공임 단가는 최저임금과는 상관없이 8년간 그대로나 마찬가지였다.
제화공들은 ‘소사장’인 탓에 사측과 소통이 되지 않아 연차휴가와 4대 보험, 퇴직금 등도 보장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농성을 통해 ‘우리는 구두 만드는 기계가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로 농성을 진행했다.
또한 이들은 “성수기에 수제화 몇십켤레를 만드느라 16시간씩 혼자 일하는데도 8년간 공임은 인상되지 않았고,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앞서 탠디는 제품을 납품하는 도급 제화기술자들이 공임 인상과 퇴직금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으며, 이들은 5개 하청업체 소속 제화기술자 100여명으로 탠디 본사 앞에서 공임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제화기술자들에 따르면 탠디는 도급 제화기술자들이 노동자로 인정받는 법원 판결이 난 후 제화기술자들에게 특공비와 공임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등 노동력 착취 논란에 휩싸였다.
제화기술자들의 퇴직금 논란은 지난 2016년 소사장 계약을 맺은 제화기술자 9명이 탠디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촉발됐으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3~4개 리딩 브랜드 업체에 종사하는 제화기술자가 회사와 하청업체를 상대로 연이어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1일 새벽 2시 점거농성 16일 만에 노사 합의서를 작성하고 조인식을 열었다.
탠디 노사는 10일 오후 2시부터 4차 교섭에 돌입해 11일 새벽 2시께 납품가 공임 단가 1300원 인상, 특공비 지급에 합의했다.
아울러 정당한 사유 없이 일감 축소로 제화 조합원을 차별하지 않는 조항과 노사간 민형사 소송 취하, 5월 14일 전원 업무복귀 등도 합의서에 포함됐다.
또한 ‘소사장제 폐지’와 근로조건, 일감의 양 등에 대해서는 노조, 하청업체와 협의회를 구성해 상‧하반기 각각 1회 이상 반드시 개최해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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