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낳은 세계적 문호 셰익스피어는 끝맺음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고 했다. 유종의 미(有終의 美)란 우리말도 있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년 초 개방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공원에 이 말이 딱 어울릿 듯 싶다. 뭔 뜬금 없는 얘기일까.
안전사고 발생의 우려를 무릎 쓰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서다. 공기(工期)를 맞추느라 기본적으로 지켜할 것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는 형국이다. 지난13일 이 곳 공사 현장을 찾았다.

우선 당장 현장 입구를 드나드는 차량들이 좁은 도로를 오고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칫하다가는 충돌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을 정도로 아슬아슬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안전 요원은 배치되어 있지 않았다.
다른 쪽으로는 건축폐기물과 폐자재가 외부 도로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까지 잔뜩 쌓여 있었다. 때문에 공사 현장을 지나는 노선 버스, 승용차 등이 곡예 운전을 하고 있을 정도였다.
뿐만이 아니다.
현장 주변에는 안전 펜스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경우 인명 사고로 이어 지는 경우가 많다.

현장 책임자는 “기일을 맞추려고 하다 보니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빠른 시일 내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안전을 무시한 이 같은 처사가 아예 관행으로 굳어진 것처럼 보여서다.
관리 감독을 맡은 기초지자체인 서울 중구는 제 역할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중구청 건축과 관계자는“할 말이 없다. 확인 후 처리토록 하겠다”고만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서양호 중구청장은 “서소문역사공원이 주민의 휴식처이자 종교, 역사, 문화 등 여러 의미에서 사랑받는 랜드마크가 되도록 막바지 건립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민 김모 씨(중구 필동)는 “서구청장의 말마따니 막바지 건립 작업을 최선을 다하려면 안전 문제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전 사고가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편 서소문역사공원 조성에는 국ㆍ시비 지원에 구비까지 합쳐 총 565억이 투입됐다. 구 자체로는 2005년 이후 개관한 충무아트센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설공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