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차기 대선 주자 자리를 놓고 박원순 서울 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립각이 노골화 되고 있는 형국이다.
직접적 발단은 새 광화문 광장 설계안이다.
이전에는 두 사람의 갈등이 첨예화 되지 않았지만 이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겨루기 태세에 들어갔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박시장은 2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세상에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정부와, 특히 청와대와 협력해 쭉 추진해왔던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행안부가 (반대) 성명서를 냈다가, 다시 '잘 해서 협의, 해결해나가겠다'고 양 기관이 만나 발표까지 했다"면서 "그런데 장관님이 무슨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장관은 이날 아침자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설계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없다. 협의 과정에서 우리가 안 된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합의도 안 된 사안을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그냥 발표해서 여론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발표했다. 행안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행안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건물 4동을 철거하고 청사 앞 도로·주차장이 모두 광장으로 수용되는 내용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왜 이처럼 광화문 광장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일까.
광화문 광장 조성 사업은 박 시장이 추진 중인 대표적인 사업이다.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를 내세우지만, 치적으로 내세우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많다. 마침 준공도 차기 대선(2022년) 전인 2021년으로 예정돼 있어 극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권 내 한 관계자도 “박 시장 주변에서 ‘대통령 되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든 청계천 같은 성과가 하나 있어야 한다’고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은 박 시장이 추진하는 광화문 광장이 각종 논란에 휘말린 걸 못 마땅해하는 눈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 시장의 이 같은 돌출행동은 레임덕을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여권 내 주류 세력인 친문 진영은 노골적으로 박 시장은 견제하는 테세를 취할 셈이다.
친문 진영 내 유력 주자인 김부겸 장관은 설 이후에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개각 때 장관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점쳐 진다. 대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라는 얘기다.
박 시장과의 이번 설전(舌戰)이 흥미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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