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밀가루 원료의 절반을 차지하는 호주산 밀의 생산량이 3년째 급감하면서 국내 밀가루 가격도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제분협회 관계자는 30일 "호주의 밀 작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국제 밀 가격 상승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밝혔다.
대한제분협회에 따르면 주요 밀 생산국인 호주의 밀 생산량은 2017년 2천100만t, 2018년 1천800만t이고, 지난해 생산량은 1천500만t으로 2008년 1천400만t 이후 11년만의 최저치이자 평년 수준인 2천500만t에도 크게 못 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9월 발생한 호주 산불로 올해도 밀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캐나다산 밀도 공급이 줄면서 전 세계적으로 밀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이다. 최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국제 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5% 상승한 걸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밀 수입량은 230만t으로 사실상 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중 미국과 호주산이 각각 절반 가까이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캐나다산이 차지하고 있다.
호주산은 중화면과 라면 등 제면용에, 미국산은 제과·제빵 등 다목적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 국내 제분업계가 어느 때보다도 가격 인상 압박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업체는 밀가루 출고가 인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밀가루 가격 인상은 대기업 가공식품부터 골목상권 음식값까지 영향을 끼쳐 도미노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밥상 물가' 인상에까지 작용하게 될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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