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동가리, 말미잘과의 공생 위해 성별도 바꾼다!

김정희 기자 발행일 2025-07-02 06:55:20 댓글 0

[데일리환경=김정희 기자] 강렬한 색감으로 물속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흰동가리. 이 흰동가리는 말미잘과 특별한 공생관계를 유지한다고 해 흥미를 돋운다. 국립생태원은 ‘너 이거 알아?’ 코너를 통해 흰동가리와 말미잘의 삶을 들여다봤다.

특히 흰동가리는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기 때문에 절대로 공생관계가 될 수 없지만 흰동가리와는 함께 살아간다. 말미잘은 촉수에 독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독을 이용해 먹이 활동을 한다. 하지만 흰동가리는 예외다.

흰동가리와 말미잘이 특별한 계약이라도 맺은 것일까?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흰동가리는 말미잘의 독을 피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말미잘에 터전을 잡고 사는 것일까? 말미잘은 물고기 생체 표면에 흔히 있는 시알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이에 독을 쏘고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말미잘은 독을 잘못 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 표면 점막의 시알산 농도를 매우 낮게 유지한다고 한다. 또한 흰동가리의 피부 표면에도 시알산 농도가 낮아서 말미잘의 촉수를 피할 수 있는 것이라고.

즉, 말미잘에게 흰동가리는 적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 몸을 숨길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흰동가리는 시알산을 분해하는 공생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그 농도를 낮춘다고 한다. 아울러 실수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경우를 감안, 비늘 또한 두껍게 진화했다.

심지어 흰동가리는 말미잘에서 살아가기 위해 무리의 수를 줄이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미잘에 잘 숨어서 지내도 많은 새끼를 키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흰동가리는 번식 암수를 무리에서 한 쌍으로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이에 하나의 커다란 암컷이 알을 낳고 수컷이 수정을 시킨 후 양육하는 역할까지 한다. 

하지만 말미잘이 항상 흰동가리를 도와주는 건 아니다. 때때로 흰동가리들이 말미잘 안에 숨지 못했음에도 닫혀 버릴 때 다른 물고기들에게 암컷 물고기가 잡아먹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이에 흰동가리는 또 한 번 변화의 선택을 한다. 번식 수컷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면 성호르몬이 발생하고 몇 주에 걸쳐서 큰 암컷으로 변한다. 이처럼 기존의 번식 수컷이 암컷이 되면 다른 수컷은 번식 수컷이 되고 또 다시 이 암컷이 죽게 되면 다음 번식 수컷이 암컷이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흰동가리는 말미잘에게 먹이를 유인해 주거나 자신이 배가 부른 상태에서는 말미잘에게 먹이를 양보하기도 한다고. 이러한 흰동가리는 국립생태원 열대관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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