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워크숍은 이상철 원장이 직접 주관한 행사로, 국회 지적 이후에야 잘못을 인정하고 비용을 뒤늦게 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국회의원(사진)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상철 원장은 지난 4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항우연 간부 24명과 함께 충남 부여 리조트에서 1박 2일간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후 항우연은 국회에 ▲1일차 석식 140만 원, ▲2일차 중식(A팀 34.2만 원, B팀 27.2만 원)으로 법인카드를 집행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첫날 석식 자리에서 음주를 포함한 식사 비용 총 174.2만 원이 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140만 원만을 해당일에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잔액 27.2만 원은 다음날 점심 비용으로 위장해 분리 결제했다. 국회에는 “중식은 두 팀으로 나눠 각각 식사를 했다”는 거짓 보고까지 덧붙였다.
이는 항우연이 자체적으로 정한 법인카드 사용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해당 지침은 하나의 집행을 분할해 결제하는 이른바 ‘쪼개기 결제’를 금지하고 있다. 이상철 원장이 참석하고 주관한 공식 워크숍에서 이 같은 위법행위가 조직적으로 벌어진 것은, 조직 전반의 도덕불감증과 윤리기강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항우연은 간담회비로 지출했다며 국회에 보고한 또 다른 44만 9천 원 상당의 법인카드 사용이 실제로는 호프집 뒷풀이 술자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항우연은 이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집행이었다”고 시인하며 전액 환수했다. 항우연은 법인카드 사용지침에서 주점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앞서 이상철 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국민의 혈세로 위약금을 물고 관용차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약 1억 원의 예산을 들여 기관장실을 리모델링한 전력도 있다. 이번 건까지 포함하면, 이상철 원장 취임 이후 항우연의 공공기관 운영 윤리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법인카드로 음주를 하고, 쪼개 결제를 통해 국회를 속인 것을이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다”며 “이상철 원장이 직접 참석하고 주관한 행사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그 책임은 전적으로 원장 본인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 거짓 보고까지 서슴지 않은 항우연의 도덕불감증은 용납될 수 없다. 이 원장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이상철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직후, 권한대행 체제에서 임명된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라며 “취임 이후 보여준 행태만 놓고 봐도 공공기관장으로서의 자질과 책임감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건은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면서 “감사원 감사를 통해 항우연의 부정 집행 전반에 대한 전수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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