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린나무가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탄소 흡수 능력이 더 좋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수십 년 된 아름드리나무는 잎의 총면적이 넓어서 광합성량이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줄기와 뿌리뿐만 아니라 주변 토양에 거대한 탄소 저장고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생태학 전문가는 “새로 심은 묘목이 한 그루의 고목만큼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자라려면 최소 20년에서 30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당장 급격한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하는 현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탄소 흡수원은 새로 심은 나무가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있는 성숙한 숲”이라고 강조했다.
환경 이슈가 전 세계적인 과제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시각도 점점 변하고 있다. 주말마다 등산을 즐긴다는 한 시민은 데일리환경에 “식목일 행사라고 하면 다 같이 모여 나무를 심고 사진을 찍는 장면만 떠올랐다. 하지만 정작 그 나무들이 잘 자라는지 사후 관리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할 때가 많았다”고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식목일 행사를 나무 심기 대신 숲 가꾸기나 산불 예방 캠페인으로도 전환하고 있다. 산불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지는 수십 년 된 숲의 가치는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를 위한 투자가 분명히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나무를 심는 행위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 채우기’ 식의 식재 사업에 매몰돼 당장 우리 곁의 울창한 숲을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식목일에는 어린 묘목의 숫자를 세는 대신 우리 곁을 묵묵히 지켜온 고목의 그림자에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장 훌륭한 환경 보호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연이 우리에게 준 소중한 선물을 ‘잃지 않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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