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과장이 개선한 시스템은 중선 회차역에서 승차 반대편 승강장안전문이 열려 있어도 열차가 출발할 수 있었던 기존 구조를 바꾼 것이다. 앞으로는 어느 한쪽 승강장안전문이라도 열려 있으면 열차가 출발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안전장치가 이제야 마련됐다는 점이다.
승강장안전문은 승객 추락과 선로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핵심 안전시설이다. 그런데 일부 역사에서는 반대편 승강장안전문이 열린 상태에서도 열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시민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실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안전은 사고 이후가 아니라 사고 이전에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사는 이번 개선을 통해 약 26억 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부터 설계·시공까지 직접 수행한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기존 시스템 설계가 그대로 유지됐다면 향후 수십억 원 규모의 개량비가 필요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안전성과 확장성을 충분히 검토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비용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이번 사례는 개인의 적극행정이 조직의 안전 문제를 해결한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시민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 명의 직원이 상을 받은 사실보다, 왜 이러한 구조적 위험이 오랫동안 방치됐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서울교통공사는 "현장의 작은 관심이 큰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동안 누구도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적극행정이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안전관리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 하나의 과제는 적용 범위다. 이번 개선이 모든 중선 회차역에 동일하게 적용됐는지, 유사한 위험 요소를 가진 다른 역사나 노선은 없는지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특정 역사만 개선됐다면 다른 현장에 동일한 위험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도 안전은 사고가 발생한 뒤 보완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찾아 제거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가 핵심이다. 국민포장은 충분히 축하받을 성과지만, 이번 사례가 개인의 공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개선을 계기로 전 노선의 출발 조건과 안전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잠재적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포상 소식이 아니라, 애초에 사고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 지하철 시스템이다. 이번 수상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한 사람의 적극행정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안전문화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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