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국감장에서 웃고 간 사연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9-19 22:24:24 댓글 0
어렵게 불러놓고 쩔쩔매는 의원들, 칭찬에 격려까지 ‘눈살’

▲ 신동빈회장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당초‘왕자의 난’으로 날 선 공방이예상됐지만


정작 국감장은우스꽝스러운 분위기만 연출됐다.


최근 공정위 국정감사에 기업인들이 대거 소환된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10대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증인석에 앉게 됐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막상 증인석에 앉힌 신 회장에게 칭찬릴레이를 펼치거나 애정 어린 격려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대 국회 국정감사가 한창인 가운데 재계 대표 기업인들이 국감장에 줄소환 됐다. 특히 ‘왕자의 난’으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감장에 출석해 이목이 집중됐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신 회장의 증인 채택 과정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소환 날짜를 두고 맞서기도 했으나 공정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신 회장은 10대 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국감에 참석했고 5시간 마라톤 질의 시간을 가졌다.


의원들은 신 회장에게 집중적으로 질문 공세를 펼쳤고, 신 회장은 다소 긴장한 듯 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 회장의 공손한 행동에 의원들은 전의를 상실한 형태를 보였다. 의원들은 “롯데가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를 두고 질문하기 시작했고, “일본 투자회사와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와 형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공세를 펼쳤다.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회에서 공식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신 회장은 ”가족 간 일로 국민과 의원들께도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부끄럽게 생각하고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신 회장은 또 “왕자의 난은 완전히 끝났다”며 단호하게 밝히고 구체적 개선방법도 전했다. 신 회장은 “10월까지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하겠다”며 “호텔롯데의 상장계획을 신격호 총괄회장이 승인했고 구주매출이 아니라 30∼40%의 지분을 신주로 발행해 상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시민들의 휴식처인 인천 계양산에 꼭 골프장을 지어야겠냐”고 질문하자 신 회장은 “사안이 재판중이기도 하고 소유가 신격호 회장으로 돼 있어 제가 답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뜬금없는 질문도 나왔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축구 한일전을 시청 할 때 한국팀과 일본팀 중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신 회장은 “지금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장시간의 질문에 신 회장은 경어를 쓰며 성실한 태도로 임했고, 의원들은 실무와 관련, 함께 출석한 황각규 사장이 대신 답변하도록 하는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의 국정감사에 안팎에선 “내실 없는 훈계로만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의원들은 신 회장을 강하게 추궁하기 보다는 맥 빠지는 질문으로 시간을 보냈고, 신 회장 역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롯데의 자부심인 제2롯데에 태극기가 새겨져 있듯 신동빈 증인의 가슴에도 태극기가 자리하고 있길 빈다”며 격려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번 공정위 국감은 ‘신동빈 국감’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국민들과 기업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듯, 신 회장의 국감 질의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로 마무리가 됐다. 당초 신 회장의 출석을 두고 파행까지 빚었던 국감은 힘겹게 불러내고 증인에게 되려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한편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참석한 기업인들도 있다.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 등으로 소셜커머스 업체 3사의 대표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쿠팡의 김범석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과 더불어 국감 증인 채택으로 화제를 모았던 조현준 효성 사장도 금융감독원 국감에 불참석했다. 조 사장은 국감 직전 주말 SBS 탐사보도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방영돼 논란이 커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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