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각축전’ 예상…과도한 가격경쟁 ‘우려’ 내막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0-29 23:01:52 댓글 0
▲ 금융권에선 30일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로 은행들이 기존고객 사수와 신규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30일부터 계좌이동제가 시행돼 금융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16개 은행과 금융결제원은 이날 계좌이동제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계좌이동제는 자동이체 납부 중인 주거래 은행 계좌를 새로운 계좌로 간편하게 옮길 수 있는 시스템으로, 30일부터 금융결제원이 관리하는 사이트 페이인포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한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모두 16개 은행이 이번 계좌이동제에 참여한다.


금융권에선 30일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로 은행들이 기존고객 사수와 신규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각 은행마다 주거래은행 전용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각종 혜택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 모습.


앞서 지난 2013년 11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의 무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혁신을 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도입하겠다고 밝힌 제도 중 핵심이 바로 ‘계좌이동제’다. 기존에는 고객이 직접 카드·보험사 등에 일일이 연락해 자동이체를 해지하고 옮겨야 했지만 이러한 수고로움이 가시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자동이체 시장을 연간 800조 규모로 산정하고 있으며 이렇게 거대 시장이 달려있는 계좌이동제 도입은 ‘통장전쟁’으로도 불려왔다.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은행권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시중 은행들은 앞다퉈 주거래은행 전용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입출식통장과 신용대출, 신용카드를 하나로 묶은 주거래고객 상품 패키지를 은행권 최초로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고객의 연령별로 다른 금융 니즈를 반영한 ‘투 트랙’ 전략으로 계좌이동제에 대비했다. 40대 이하 직장인이나 주부 고객을 겨냥해선 급여이체나 생활거래 실적에 따라 수수료 몇 금리 혜택을 주는 ‘신한 주거래 우대 패키지’를 개발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 말 통장·카드·적금·대출을 하나로 묶은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공과금이체 또는 KB카드 결제실적 중 1건만 있으면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한 급여이체, 연금, 가맹점대금 중 1건 이상의 실적이 있으면 ATM 수수료 면제와 입출금 통지내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도 통합 직후 주거래 전용상품 ‘행복노하우 주거래 우대통장’을 출시했다. 연금이체 실적이 있으면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생활비 지정일 이체,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 카드사용실적 등이 있으면 은행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수시 입출금 통장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5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NH성공파트너 패키지’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7월에는 연금수령 고객을 위한 ‘NH All100플랜 패키지’, 9월에는 급여이체 고객 등에 유리한 범용상품 ‘NH주거래우대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처럼 계좌이동제는 고객이 개인적으로 설정해둔 자동이체까지 모두 자동으로 이전돼 계좌이동제 도입이 발표되자마자 은행권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장은 은행권에만 계좌이동제를 도입하지만, 앞으로 증권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사로 시행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며 “고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 경쟁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인한 은행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계좌이동제 시행에 맞춰 정보통신 등 관련 인프라를 보완하는 초기 비용에, 신규계좌 유치를 위해 각종 수수료 인하와 금리 인하 등의 혜택을 내걸면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금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언론을 통해 “수시 입출금 예금 잔액의 변동성이 늘면서 계좌이동제 도입 초기에는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비용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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