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뱅크) : 당국이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은행권의 고연봉을 문제 삼으며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나서고 있다.
은행권에 임금체계 개편과 인력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금융당국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은행권의 고연봉을 문제 삼으며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일부 시중은행들은 대대적인 인력 감원에 나서고 있다.
인력 감축 ‘칼바람’
먼저 인력 구조조정의 선봉에 선 것은 외국계 은행들이다. SC은행은 지난 11월20일 만 40세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신청기간은 11월23일부터 27일까지이며, 특별퇴직 자격에 해당되는 직원은 전제 직원 5600명 중 4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진행되는 특별퇴직을 두고 일각에서는 “SC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에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눈물의 비디오’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은행 내부가 뒤숭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지점망 개편에 나서면서 지점장 인사발령안을 두고 노조 측에서 “꼼수 구조조정”이라고 의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16일 지점장 인사를 단행, 전국 134개 개인 고객 지점을 모델 1~3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 중 모델 3 지점은 기존의 일반 지점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데, 노조를 비롯한 일반 직원들은 “나중에 구조조정의 빌미를 삼으려고 만든 모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모델 3에는 나이가 많은 지점장들을 배치했으며, 직원 수도 최소 6명밖에 되지 않아 통상적인 업무 수행이 힘들다고 전했다.
또 국내 시중은행들은 올해 도입된 임금피크제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내년 초 임금피크제 적용되는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KB국민은행 역시 연말 임금 피크제에 적용받는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주의 도입 ‘골머리’
은행권은 인력 감축 칼바람뿐만 아니라 당국에서 강조하고 있는 성과제 도입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1월5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은행의 바람직한 성과주의 확산 방안’ 세미나에서 학계 및 전문가들은 “연공형 호봉형 은행권의 임금체계를 성과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에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 11월1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 14차 금융개혁회의에서 “금융개혁을 위해 그동안 당국이 먼저 그림자 규제 근절, 금융규제개혁 등 변화의 노력을 지속했다”며 “이제 남은 금융개학 과제는 금융권 성과주의문화 확산”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국의 성과주의 도입 강조에 일부 금융지주 대표들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측은 “일방적으로 임금 체계 개편 추진 시 총력투쟁을 불사하겠다”며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혀, 시행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주의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마련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며 “고객을 응대하고 현업 위주인 은행업무 특성상 개개인의 성과를 정확히 점수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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