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대 환경 개선 '범죄예방디자인', 효과 톡톡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8-05 17:17:25 댓글 0
여성 1인가구 밀집, 고시촌, 주거+공장 혼재 등 지역 특징 반영 맞춤형 개선

서울시가 우범지대에 디자인을 입혀 환경을 개선, 강도나 성폭력 같은 범죄를 예방하는 내용의 '범죄예방디자인(CPTED)'을 금천구 가산동 등 6곳에 추가로 조성을 완료해 범죄예방디자인 적용 지역이 총 10곳으로 늘어났다.

서울시는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주민, 자치구와의 협업으로 지역 현황을 분석, 시설물 설치 및 유지관리 계획을 세우는 등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해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공동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커뮤니티 공간 ‘지킴마루’를 조성했으며, 범죄예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애착을 갖고 주민들 간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특히 추가 조성 지역들이 이처럼 소공장 밀집지역, 외지인과의 갈등지역,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 등 범죄 취약지역들로서 시는 범죄예방디자인이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지역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주민공동체의 자생적 활동도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너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던 좁은 골목길에 LED 조명을 설치하고 걸어가는 동안 클래식 음악을 내보내 보행자에겐 심리적 안정, 범죄자에겐 심리 위축 효과를 내도록 했다.

또한 쓰임 없이 방치됐던 건물 지하 주차장은 방과 후 활동을 지원하는 작은 도서관과 주민 휴식공간을 갖춘 커뮤니티 공간 '가산동 지킴마루'로 탈바꿈했다. 금천구 CCTV통합관제센터로 바로 연결되는 IP카메라와 비상시 SOS를 요청할 수 있는 비상벨도 설치돼있다.

폐가가 많아 시각적으로 무질서했던 강북구 삼양동은 유휴공간을 텃밭으로 개선, 아이들의 체험학습 공간으로 활용했다.

이어 개발이 지연되면서 노후화‧슬럼화 되고, 불암산 아래 위치하고 있어 둘레길을 찾는 등산객들의 통행이 잦은 노원구 상계 3‧4동은 외부인들이 길을 헤매다 주민 주거지역으로 들어가 갈등을 빚는 일을 막기 위해 '4단계 게이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계단이지만 노후화돼 노인낙상사고가 잦았던 마을계단은 중간 중간에 쉼터를 설치해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계단을 비추는 조명과 고보조명 등을 활용해 야간에도 밝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한 고시원 밀집지역인 동작구 노량진1동은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동시에 배려할 수 있도록 했다.

여성 1인 가구 거주 비율이 높은 성북구 동선동은 옹벽과 바닥에 조명을 연속적으로 설치해 어두웠던 골목길을 밝히고, 위급시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곳곳에 안전 확성기를 설치했다.

마지막으로, 양천구 신월3동은 음주공간이 됐던 벤치 대신에 운동기구, 놀이기구 등을 설치해 아이들과 주민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서울시는 기존에 조성됐던 4개 지역에서 주민 호응과 효과가 높았던 CCTV 및 비상벨 도색, 현관문 미러시트(외부인 침입 확인), 주차장 벽면 반사띠(필로티 주차장에 숨은 사람인지) 등은 6개 지역에 기본 아이템으로 공통 적용했다.

서울시는 올해도 5곳(▴서초구 반포1동 ▴성동구 용답동 ▴송파구 마천2동 ▴구로구 가리봉동 ▴중구 신당동)에 범죄예방디자인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시 범죄예방디자인 1호인 마포구 염리동 사례는 유엔해비타트, 미국 블룸버그 재단 등 외국에서도 주목했고 중앙정부와 타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해 범죄예방디자인이 국내외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범죄예방에서 나아가 고령화, 학교폭력, 인지건강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디자인을 접목하는 한 차원 높은 디자인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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