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시민들 전국적으로 모여
기지국 증설에도 용량 부족…이동통신 3사, 업계 측 설명
촛불집회로 인해 수만 명이 일시적으로 모일 경우 통화량 폭증으로 인한 통신 불통 사태를 우려해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이동통신 3사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촛불집회’를 대비해 통신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동통신사의 통신 지원에도 불구하고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이동전화 통화와 무선인터넷의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는 등 일부 통신 장애가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두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식지않고 오히려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전국에서 올라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대규모 촛불시위에 참석했다. 지난 ‘박근혜 하야 제3차 촛불집회’에는 무려 주최 측 추산 시민 100만여명이 집회에 참석해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등 많은 불편을 겪었다.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시민들은 계속해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끊임없이 외치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질 않고 있는 상태이다. 한편 집회 계획은 연이어 잡혀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의 통신 지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통신 지원’
지난 11월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2차 주말 촛불집회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故 백남기 농민 추모,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모인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정부에 의해 희생당한 백남기, 세월호 아이들”이라 외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단체들과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오는 시민들도 상당히 많았다.
이동통신 3사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이날 ‘촛불집회’를 대비해 통신을 지원했다. 이날 촛불집회로 인해 수만 명이 일시적으로 모일 경우 통화량 폭증으로 인한 통신 불통 사태를 우려해 지원에 나선 것이다. SK텔레콤과 KT는 통신지원 차량을 출동시켰으며 LG유플러스는 2개의 기지국을 추가로 증설해 고객들의 통신 불통 사태가 나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를 했다.
이날 촛불집회 현장에 나온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KT의 차량을 본 집회 참가자들은 “SK텔레콤에서 타 통신사로 옮길 예정이었는데 오늘 광화문 지원 나온 거 보고 그냥 쓰기로 했다”, “SK텔레콤 쓰는 것이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LG유플러스는 안 왔나요? 안 왔으면 통신사 옮기게요”, “LG유플러스도 빨리 응답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차량이 보이지 않는 LG유플러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었다. LG유플러스에 확인 결과, LG유플러스는 광화문, 청계천에 10개 기지국을 운영 중인데 주말 행사에 대비해 지난주부터 2개 기지국을 추가로 증설해서 운영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경우 기지국을 추가 증설해 서비스 차량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많은 인파로 인해 이동통신 3사의 통신 지원에도 불구하고 11월 5일 토요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시민 20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4만 5000명)의 많은 인파가 모여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이동전화 통화와 무선인터넷의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는 등 일부 통신 장애가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주한 이동통신 3사
11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포함한 도심 곳곳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민중총궐기 집회’ 등이 열리며 이날 최종적으로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대회’에 시민 100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추산 26만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수많은 학생들과 교수 및 종교사회단체에 이어 출판인들도 시국선언을 오는 12일 열릴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해 민중총궐기대회는 지난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가장 규모가 큰 시위로 기록됐다. 특히 이번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참여했으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발언을 했다. 야3당 대표의 합의로 인해 시도당별로 참여 폭도 굉장히 컸다. 또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학계, 종교계 그리고 일반 시민과 각 정당 및 당원들이 대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이동통신 3사는 10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기지국을 평소보다 2배로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대 100만 명이 한데 운집할 것으로 예상해 통신 장애가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를 중심으로 기지국을 늘리는데 분주하게 움직였다.
SK텔레콤은 이날 광화문 주변에서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지역에 이동통신 기지국의 용량을 평소보다 2배가량 증설했다. 주말에는 이 차량형 이동기지국 5대를 추가 배치했다. 이는 인파 밀집에 따른 트래픽 폭증과 통신 장애를 피하기 위해서다. KT는 광화문과 시청에 이동형 차량 기지국 5대를 내보냈다. 특히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과 3세대(3G) 통신 기지국도 각각 63대, 11대 추가 투입하는 등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위해 만전을 기했다. LG유플러스도 트래픽(통신량)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이동기지국 3대를 서울파이낸스센터와 세종문화화관에 설치했다. 또 일반 기지국 27개소를 추가로 증설했다.
기지국 증설에도 용량 부족
서울 사대문 안은 차량이 다니지 않았다. 서울 시내가 온통 광장이 됐다.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12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인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보다 많은 인원이 거리로 쏟아졌다. 경찰은 청와대로 가는 길목에 차벽을 세웠다. 주요 우회도로에도 차벽을 배치했다.
세종문화회관 앞길엔 색다른 차벽이 있었다. 통신사가 보낸 이동기지국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모두 이날 서울 시내에 배치한 이동기지국 수는 이동통신 20년 역사상 최대다. 연말연시 보신각 타종 행사 때보다 설과 추석 때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보다 더 많은 수를 내보냈다. 1987년 6월 항쟁 때는 이동통신이 대중화되지 않았다.
A 통신사 관계자는 “서울 인근에서 운영하는 이동기지국 전체를 광화문에 배치했다”며 “13일 동시접속 기준 평시 트래픽의 4배 이상 접속 시도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은 기지국이 있어야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기지국까지 신호는 유선으로 오간다. 기지국은 이용자의 휴대폰과 무선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너무 많은 휴대폰이 한 기지국에 몰리면 병목이 발생한다. 통화나 데이터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가 그렇다. 그렇다고 용량을 무한대로 늘려놓을 수는 없다. 비용과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인구 등을 분석해 최적의 기지국 위치와 용량을 결정한다. 전국으로 보면 전체 기지국 중 절반이 서울 및 수도권에 있다. 이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보다 촘촘히 관리한다.
통신사가 운용하는 이동기지국은 기지국을 차량에 설치한 형태다.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집중되는 곳에 차량을 보내 해당 지역 기지국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동기지국은 대부분 ▲연말연시 ▲명절 ▲휴가철 때 출동한다. 기존 기지국 용량을 늘리기는 비효율적인 곳에 간다. 사람이 가장 많은 곳에 자리를 편다. ▲연말연시 서울 보신각 ▲명절 만남의 광장 휴게소 ▲휴가 부산 해운대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2일의 경우 광화문 광장에 사람이 가장 많을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 앞길에 통신 3사의 차벽이 만들어진 셈이다.
B 통신사 관계자는 “이동기지국은 사람이 가장 많이 집중된 곳에 두는 것이 원칙”이라며 “통신 3사 이동기지국이 몰려있는 것도 그래서”라고 설명했다.
이동기지국 1대는 일반 기지국의 3배 정도 용량을 갖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 3사는 평소에 비해 9~15배 정도 트래픽 폭주에 대비했다. 차이는 점유율이 원인이다. 무작정 늘린다고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동통신은 기지국 경계지역에선 품질이 떨어지거나 더 강한 신호를 찾기 위해 휴대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기도 한다.
이날 집회 행진코스는 6개였다. 이동기지국이 행렬을 따라다니면 더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다. 차량 기지국은 기지국을 차에 실어둔 것이다. 차량에 유선을 연결하는 탓에 차가 움직일 수는 없다. 통신 3사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PS-LTE) 수주를 위해 말 그대로 이동기지국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배낭처럼 메고 다닐 수 있는 배낭기지국, 드론에 기지국을 단 드론기지국 등이 그것이다.
C 통신사 관계자는 “지금의 이동기지국은 기존 기지국의 부하를 덜기 위해 임시로 세운 기지국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며 “일상생활에서 진정한 이동기지국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력과 용량 등 해결할 과제가 아직 많다”고 전했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 이날 일부 지하 등에선 원활한 이동통신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만큼 많은 이가 광장에 모였다. 경찰은 이들이 26만명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 업계 측 설명
현재까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확인된 ‘통신장애’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국지적으로 전화 연결 등이 지연되는 사례가 있었을 뿐이며 ‘불통’이나 ‘장애’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장애가 없도록 기지국 등 네트워크 관리를 힘써달라는 요청은 있었지만, 현재까지 통신 장애·불편 신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기지국이 감당할 수 있는 전송량은 한계가 있는데 오늘은 이를 벗어났을 것”이라면서 “네트워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업계는 집회에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특별 소통 대책을 마련한 상태였다. 하지만 집회 참가자가 예상 이상으로 모여들면서 기지국 증설 등으로도 감당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2일 집회장 일대에서는 통화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 및 모바일 메신저 이용, 인터넷 검색, 스마트폰 영상 시청 등 트래픽·데이터 수요가 엄청 났을 것”이라며 “이처럼 좁은 공간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 일시적인 끊김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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