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 경영 일선 포진…본격적 3세승계 시작
유상증자 준비하며 재무리스크 크폭으로 완화 예상
대한한공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한진 이익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러 가지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회사다. 이러한 대한항공은 지난 2016년에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모기업인 한진이 야심차게 진행했던 해운업에서의 부진으로 흔들렸고, 이에 대한항공에도 여파를 끼치는 등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대한항공의 성장세는 이어졌고, 굳건하게 대한민국 대표 항공, KOREA AIR의 위상을 지키는 중이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그룹의 재계순위는 11위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절차 돌입 직전까지 10위를 기록했던 한진은 농협에 10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한진의 2016년은 다사다난했다. 한진그룹 중 2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했던 한진해운을 잃게 된 것이 뼈아팠다. 지난 8월 기준으로 한진해운의 자산총액은 7조4000억원이다. 한진그룹의 전체 공정자산은 약 37조원으로 대한항공이 23조원으로 가장 많고 한진해운이 뒤를 잇는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행을 택하게 되면서 한진그룹의 자산은 29조원대로 줄었다. 이로 인해 재계 순위 역시 하락했다.
위기 넘어 기회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특히 한진해운 회생에 사재의 일부만을 투입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우리나라는 물류대란을 겪게 됐다.
조 회장은 지난 10월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진해운 물류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진그룹은 힘들었던 올해를 딛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2017년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수송보국’ 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
조 창업주는 트럭 1대를 시작으로 한진그룹을 국내 대표 육·해·공 수송기업으로 키웠다.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시켰고, 한진해운 역시 한때 세계 7위의 해운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육·해·공 중 ‘해’를 잃게 된 한진그룹은 육·공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시킬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3조1179억원, 영업이익 4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분기별 사상 최대실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 부문은 한국발 수요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절할 계획”이라며 “화물 부문은 고수익 화물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등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호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B747-8i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한 대한항공은 2017년까지 총 10대를 도입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육’에도 집중한다. 한진그룹에서 육로 수송은 ㈜한진이 담당한다. ㈜한진은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에 하역장비 도입을 추진하면서 해당 사업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연계사업인 하역과 육운부문의 수익이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택배·육운·하역·창고·차량종합사업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택배의 경우 지난 3분기에 3973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지난해 동기(3715억8000만원) 대비 7%의 성장세를 보였다.
육·해·공 중 하나이자, 그룹에서 2번째로 덩치가 큰 한진해운을 잃은 것은 한진그룹에 있어 분명 큰 상처다. 잃은 것을 생각하지 말고, 남은 육·공에 집중하는 것이 한진그룹이 재도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한항공 상황
한진의 주력 사업인 대한항공의 전신은 1962년 설립된 대한항공공사이다. 1969년 3월 한진그룹이 인수하면서 민영 대한항공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대한항공은 2014년 10월 기준, 국내선 13개 도시, 국제선 44개국 113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으며, 항공기 147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주요사업은 여객사업, 화물사업 등 항공운송사업과 항공우주사업, 기내식·기내판매 사업 등이다.
항공운송이란 항공기를 이용하여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경제활동이다. 그리고 항공운송과 관련한 서비스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기업, 공간적 이동을 위해 서비스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그리고 원활한 시장기능을 돕는 정부 등의 시장주체들에 의해 독립된 산업이 형성되어 시장으로 운영될 때 우리는 이를 항공운송산업(air transport industry)이라고 한다.
2016년 상반기는 한국발 여행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해외지역 수요회복 영향으로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수요 강세 노선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고 다각적인 판매 활동을 전개하여 여객 수송량이 전년대비 7%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노선수익은 5.2% 증가했다.
노선별 수송실적을 보면 일본노선은 5월에 신규취항한 오키나와를 비롯하여 도쿄, 오사카 등 수요호조 노선에 대한 한국발 수요 강세로 전년 동기대비 수송이 10% 증가했으며, 중국노선의 경우, 인천-구이양 노선을 신규 취항 했고, 타이페이, 선전, 광저우 노선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전년대비 수송이 13% 증가했다.
미주노선은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B747-8I 대형 신기재를 투입하고, 토론토 노선을 주 5회에서 주 7회로 증편했다. 이러한 공급 증대와 미주발 한국행 수요 호조에 힘입어 전년대비 수송이 7% 증가하였으며, 구주노선의 경우, 테러와 정정 불안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이스탄불 노선의 공급을 축소하는 한편, 런던 노선에 A380을 투입하고, 로마노선을 주 3회에서 주 6회까지 증편하는 등 공급 조정을 통해 전년 대비 수송을 2% 제고 하였다.
화물사업 부문에서 대한항공은 성장이 정체 중인 항공화물 시장에서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고수익 품목 영업 확대, 신시장 개척 및 공급 운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신선화물, 생동물, 우편물, 의약품과 같은 고수익 품목을 적극 유치하여 수익을 제고하였다. 또한 화주 마케팅을 강화하여 글로벌 화주와 계약을 확대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성장동력 개발 노력의 일환으로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데, 항공화물의 중요 시장인 베트남 노선을 지속 확대 중이고, 우즈벡 항공과의 협력을 통해 신시장 개발 노력을 기울였으며, 멕시코 등 중남미 네트워크의 유지 및 확대를 검토 중이다. 그 외에 항공-육상-해운이 연계된 복합 운송 수요 유치함으로써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애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1976년 500MD 헬리콥터 생산을 시초로 국내 최초 항공기 제작 시대의 막을 열었으며, 1980년대 F-5 제공호 전투기 생산, 1990년대 UH-60 중형 헬리콥터를 제작하면서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견인하는 기업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 40년간 국내외 유인 항공기 설계, 제작, 면허생산, 성능개량, 복구, 개조, 정비사업 및 항공기 구조물 개발ㆍ제작 등을 통해 확보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인기 완제기 제작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혀 명실상부한 유ㆍ무인기 종합 항공우주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며, 최근에는 유인기의 무인화 기술 개발을 위해 500MD 헬리콥터의 무인화 개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텔스 핵심기술 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기내식사업은 항공기 승객들의 다양한 기호와 여행 시간대에 맞는 음식을 제조ㆍ서비스하는 사업이다. 기내식사업은 고객의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항공기 운항계획에 맞추어 지상에서 음식을 생산한 후 항공사에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공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HACCP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업소로 지정 받았으며, 인하대 부설 식품안전연구센터를 설립하여 기내식 원재료부터 제조,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생산공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식품 위생 및 품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하였으며.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지역별, 노선별 특성과 고객의 Needs를 반영한 새롭고 다양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고객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한국 고유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내판매사업은 대한항공의 국제선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기내에서 면세품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기내면세품 사전예약 주문제도'를 적극 운영하는 등 판매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고객의 Needs를 끊임없이 조사, 연구하여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하여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3세 경영 준비
이같은 엄격한 관리를 통해 고객만족을 위해 뛰는 대한항공은 최근 경영진을 재편하며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대표적으로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을 경영 일선으로 올린 것이다. 대한항공의 대표이사가 조양호·지창훈·이상균·조원태 체제에서 조양호·조원태 부자(父子) 체제로 변경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10일 이런 사실을 공시하면서 조원태 사장의 3세 경영의 본격적 개막을 알렸다.
조원태 사장은 이어 지난 1월11일에는 제 7대 사장 취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원태 사장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에 띄운 취임사를 통해 항공산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와 혁신(Innovation)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사장은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해온 대한항공이 이제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항공사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 무거운 책임감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의 새로운 도약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강세, 유가상승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 기존의 성장 방식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변화와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조원태 사장은 안전과 서비스를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회사 발전이라는 목표 하나로 모든 조직이 힘을 모으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효율성 제고에도 집중하자고 말했다.
조원태 사장은 특히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마음과 '내 것부터'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려달라고 당부하면서 고객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대한항공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성장
그렇다면 경영체제를 바꾼 대한항공의 2017년은 어떨까? 올해도 순조로운 성장이 예고되어 있다. 여객 수요는 3%~4% 성장이 예상되며 단가는 1%~2% 하락이 예상된다. 화물 수요는 5%~6% 성장이 추정되며 성수기 효과로 단가도 3%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류비는 6258억원으로 전년대비 5.6% 감소가 예상된다. 비용은 크게 줄지 않고 여객이 전년대비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화물이 회복하고 있어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2180억원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기말 환율이 1207.8원에 마감했다. 3분기말 대비 106.4원이 급등했으며 84억불의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외화환산손실이 9000억원 내외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외화환산손실로 2016년말 기준 부채비율이 1300%까지 상승할 예정이다. 부채비율 상승으로 일부 차입금에 대한 조기상환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2017년 부채비율은 700%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재무리스크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2016년 한진해운 관련 손실 8700억원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대규모 외화환산손실 발생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어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
한 경제전문가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로 전환되고 항공화물이 회복되고 있어 영업측면에서 긍정적이다”며 “장거리 노선에 대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이익성장은 2017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의 과제
이처럼 올해에도 여전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대한항공이지만 풀어야할 과제도 존재한다. 대한항공이 해를 넘어 노조와의 임금협상 문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어 설을 지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22일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해 국내선 및 국제선 일부가 결항된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측은 운항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종사 노조와의 지속적인 대화 추진에 나섰고 노조 역시 28일 파업 중단 결정을 내리고 사측과 임금교섭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중단 시기를 이번 달로 못 박으면서 사측과 노조간 임금협상이 진척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은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다. 양측 모두 타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입장차가 커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가 제시한 임금 인상안과 사측이 제시한 인상안 의견 차가 크기 때문이다. 조종사 노조는 37%에서 29%로 임금 인상안을 낮췄지만 사측이 1.9%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어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사 노조 외에 다른 노조와는 1.9%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는데 조종사 노조만 29% 인상 카드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노조 방침대로 합의할 수 없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임금협상이 실패할 경우 노조의 파업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도 “지난달 부분파업 당시 운항 스케줄을 조정해 운항 차질을 최소화 한 것처럼 파업에 대비해 스케줄 조정에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달 부분파업 당시 대한항공측은 파업 영향을 받는 항공편은 홈페이지, SMS 등에 결항관련 내용을 공지하고 결항 및 지연이 발생된 항공편은 추가 비용 없이 목적지까지 여정 변경 또는 별도위약금 없이 환불 조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진 1) 하늘을 날고 있는 대한항공의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사진 2) 경영 일선으로 올라서며 본격적인 3세 경영 승계를 준비하는 조원태 사장 <사진=대한항공>
사진 3) 대한항공의 항공기와 승무원들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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