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 김천 수도산까지…서식지 확대 청신호

강완협 기자 발행일 2017-06-21 14:31:13 댓글 0
김천 출현 반달가슴곰, 지리산 반달가슴곰으로 판명

지난 14일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된 반달가슴곰이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이동한 수컷 반달가슴곰으로 판명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포획된 반달가슴곰의 건강상태를 검진하던 중 귀에 상처가 아문 흔적을 발견하고, 이 개체가 2015년에 출생해 그 해 10월 27일에 지리산에 방사한 수컷(KM-53)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유전자 검사에서도 포획된 반달가슴곰이 ‘우수리 아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수리 아종은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 지역과 중국 동북부지역 및 한반도 지역의 반달가슴곰이 유전적으로 같은 종임을 의미한다.


이 곰은 지리산 북부의 불무장 등 능선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9월 이후 추적 발신기 고장으로 위치추적 수신이 중단돼 동면기 이후 헬기를 이용한 모니터링 등 집중적인 추적·관찰을 받아왔다.


해당 곰은 지리산국립공원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광주대구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통과하고, 덕유산국립공원 등을 거쳐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이후 곰이 이동한 사례는 경남 함양까지 15km, 전남 구례까지 7km 지역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80km 이상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한 것은 그동안 방사된 반달가슴곰의 대부분은 반경 15km 이내에서 활동하는 회귀하는 행동 패턴을 볼 때 이례적이다. 해외 연구결과에서도 수컷 흑곰의 분산 거리는 미국 0.6~80 km로 보고됐다.


환경부는 그동안 야생동물 이동에 장애물이었던 고속도로가 선형 개량공사로 교량화되고, 사치산 등에 생태통로가 설치되면서 단절된 서식지 연결을 통한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사업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달가슴곰의 서식지의 자연적 확대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방사지역 인근 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리산권역 외에서의 안전사고와 올무에 의한 반달가슴곰 폐사 등도 풀어야할 과제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가슴곰이 지리산권역을 벗어나 이동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만들고, 이동예상지역의 지자체를 포함한 광역보호권역 설정·관리 등 이해관계자와 협력·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송동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장은 “이번 이동 사례는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따라 덕유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지자체, 시민단체, 지역주민과 공동 노력으로 복원사업이 지역사회 경제활동에도 긍정적 성과가 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달가슴곰 이동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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