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친환경 방제제 실험 성공? 내년 야외 검증 돌입

안영준 기자 발행일 2025-11-26 20:23:01 댓글 0
토양내 러브버그 유충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올여름 전국 곳곳을 뒤덮으며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러브버그 유충을 대상으로 친환경 방제제(유기농업자재)를 활용한 실내 검증을 실시한 결과, 방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러브버그는 사실상 익충으로 분류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생태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곤충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대량 발생으로 인해 등산로와 생활 공간을 뒤덮으며 불편을 초래했다. 이에 ‘익충이라도 방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익충을 살충하는 것은 생태계 교란’이라는 반론이 맞서왔다.

이런 가운데 국립산림과학원은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했던 서울 백련산과 인천 계양산을 대상으로 유충 서식 분포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유충은 등산로 주변과 능선, 정상부 등 인적이 많은 구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서는 시중에 유통 중인 친환경 방제제를 적용했다. 약 3주 후 곤충 병원성 곰팡이류 방제제는 약 90%의 살충률을, 식물 추출물 방제제는 6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성충 활동 이전에 야외 실증 실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최적의 방제 시기와 약제 처리 방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용환 산림병해충연구과 박사는 “야외 실험은 실내 실험과 조건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러브 버그 방제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시민은 “여름철 러브버그가 몰려들어 산책이 힘들 정도였다”며 “친환경 방식으로 해결된다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곤충학계에서는 러브버그가 토양 유기물 분해에 기여하는 만큼 무분별한 박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다만 특정 지역에서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생활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밀도 조절’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러브버그를 대상으로 친환경 방제제를 검증한 사례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야외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어질 경우 향후 다른 곤충 관리에도 친환경 방제제가 확대 적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