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화재 나비 효과... 황창규 회장 퇴진압박 ‘솔솔’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8-11-29 11:16:47 댓글 0
친정제체 구축에만 몰두...공공성 뒷전 5G 서비스 중단될 수도
▲ 황창규 KT회장

‘나비효과’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지.


이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나비 효과는 과학 이론이었으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사용된다.


지난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 여파가 엄청난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킬 셈이다.


우선 당장 이동통신업계의 5G관련 행사가 전면 연기됐다. 이동통신업계는 행사 일정을 미루는 대신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대응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업계는 내달 1일 5G 전파 발사를 앞둔 상황에서 가상현실(VR)을 비롯한 신규 서비스를 공개하고 미래 청사진을 발표할 행사를 준비 중이었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업계 5G전략 공개일정이 무기한 연기돼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5G 전파가 다음달 1일 발사되는 만큼 근시일 내 공개될 가능성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서비스나 전략소개 자체를 생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나비효과의 서곡(序曲)에 불과하다. 그 종착점은 어디 일까.


황창규의 KT 회장의 퇴진이라는 관측이 관련업계와 정치권에서 솔솔 나오고 있다


여기서 눈 여겨 볼 것은 정치권에서도 KT 아현지사 화재로 계기로 황창규 회장의 퇴진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는 사실이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정권 교체기마다 수장이 갈리는 수모를 겪어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이용경 전 사장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며 연임을 포기했다.


노무현 정부 때 선임된 남중수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납품비리 혐의로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사임했다. 이석채 전 회장 역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배임ㆍ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퇴진했다. 이른 바 KT 회장의 잔혹사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째인 2014년 3월 KT 회장에 취임한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과 5G 상용화를 위한 업무에 매진하는 등 문재인 정부로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임기를 채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황 회장 사퇴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이후 처음 제기됐다. 이후 올 봄 평창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터지고 경찰 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또 다시 제기됐다. 다행이 황 회장은 이들 고비를 어렵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이번 KT 아현지사 화재는 무서운 속도는 그 파급력을 키워 가고 있는 형국이다.


KT 내부에서 먼저 이번 화재의 피해를 키운 배경에 황창규 KT 회장의 비용절감 정책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화국 건물은 통째로 매각하거나 부동산을 개발해서 오피스텔 등 임대업 사업...


KT새노조는 KT가 통신 공공성을 저버리고 수익 극대화에만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KT새노조는 “민영화 이후 KT는 비용절감이 모든 경영진의 최우선 방침이 됐다”며 “이를 위해 곳곳에 분산돼있던 통신 장비를 고도로 집중시켰고 장비가 빠져나가면서 비게 된 전화국 건물은 통째로 매각하거나 부동산을 개발해서 오피스텔, 호텔 등 임대업으로 돌렸다”고 밝혔다. 비용절감을 위한 안전망 미비로 이번 화재 피해가 커졌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황창규 회장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는 얘기다.


황 회장은 주요 보직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우는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는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 회장은 자신을 보위하는 비서실 인력만 100여 명 두고 있다.


KT 내부에서는 이들 비서실 인력이 황 회장의 홍위병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도 같은 삼성 출신의 김인회 비서실장을 사장을 승진시키며 KT 2인자 자리인 경영기획부문장을 맡겼다. 또 한 번의 연임을 노리는 것은 물론 퇴임까지 대비했다는 것.


뿐만이 아니다. 법무실을 회장 직속으로 격상시켜 검찰 수시 대응도 강화했다.


이 같은 황창규 회장의 행보는 경제민주화를 국정의 주요 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와는 결을 완전히 달리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황창규 회장의 KT호(號)는 순항을 거듭했으나 갑작스레 KT 아현지사 화재 사태라는 파고를 맞고 있다”라며 “황 회장에게 큰 시련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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