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비닐봉지, 원래는 ‘환경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

안상석 기자 발행일 2021-08-30 18:38:16 댓글 0

일회용 비닐봉지가 원래 환경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플라스틱 쓰레기가 최근 수년간 환경 문제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 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비닐봉지가 환경을 위해 쓰지 말아야 할 것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비닐봉지는 원래 일회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데다가, 심지어 비닐봉지가 처음 만들어진 이유는 환경보호를 위해서였다.


비닐봉지는 1959년 스웨덴의 공학자 스텐 구스타프 툴린이 고안해 냈다. 과거 사람들은 종이봉투를 많이 썼고, 종이봉투 제작을 위해서 수많은 나무가 베어져야 했다. 툴린은 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닐봉지라는 아이디어를 냈던 것이다. 가볍고 오래가는 봉투를 만들어 사람들이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툴린의 아들 라울은 BBC를 통해 “아버지는 사람들이 비닐봉지를 (한 번만 쓰고) 그냥 버린다는 걸 알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비닐봉지는 유럽에서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확산했다. 이후 1980년대 미국 슈퍼마켓 체인에도 도입되면서 세계적으로 종이봉투를 대신하게 됐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한 해양오염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으며, 방글라데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국가 정책으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다.

이밖에도 유엔은 2018년 세계환경의 날 주제로 ‘BeatPlasticPollution(플라스틱 오염의 종말)’을 채택했고, 국내에서도 지난 2019년 4월부터 마트 등에서 비닐봉지 무상제공을 금지했다.

이처럼 환경보호를 위해 만든 비닐봉지가 이제는 쉽게 버려지고 땅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세계적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종이봉투나 천 가방을 만드는 데는 많은 양의 물과 나무가 쓰인다. 이에 BBC는 “이미 가지고 있는 가방을 재사용하고, 망가지면 고쳐서 쓰세요”라고 조언한다.

이처럼 환경 문제 해결은 우리가 ‘무엇’을 쓰는가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사진=언플래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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