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력보다 민첩한 안정감" 푸조 소형 SUV 전기차 e-2008 시승기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3-09-24 20:50:48 댓글 0
[데일리환경= 오정민 기자 ]푸조 2008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전기차의 효율성을 살린 푸조 e2008을 시승했다.

 푸조는 과거 영화 택시에서도 그 특성을 제대로 살린 바 있는데, 이번에 시승한 e-2008도 소형 SUV지만 민첩한 핸들링은 쿠페형 승용 세단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 전장 4천305mm, 전폭 1천770mm, 전고 1천550mm로 비슷한 크기에 1천625Kg인 무게도 가볍다. 주행성능이나 연비(전비) 등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소형 SUV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승차인원의 편안함과 트렁크의 적재공간은 충분했다. 특히 2열 폴딩 후 적재 공간은 자전거, 골프채, 여행용 짐가방을 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수치로 언급하자면 제조사 발표에 따른 트렁크 공간은 기본이 434L다. 2열 폴딩 시 최대 1467L까지 확장되며, 풀플랫에 가까운 구조로 소위 차박도 가능한 공간이 확보된다.

 

사실 제조사에서는 1~2인 가구에 최적화된 순수 전기차를 강조했지만, 3~4인 가족의 이동용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물론 코나는 좁아서 팰리세이드를 생각하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시쳇말로 실내공간을 정말 잘 뺏다.

 

겉모습의 강하지만 섬세한 푸조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 전륜 플랫폼의 장점으로 프론트 오버행을 길게 가져갈 수 있었기에 가능한 모습일 것이다. 휠타이어 사이즈도 디자인상 18인치 이상은 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비 효율에 유리한 215/60 R17이다.

 푸조 e-2008은 푸조 SUV 라인업 최초의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지난 2020년 런칭 후 이번 모델에서 주행가능 거리도 늘어났다.

 

외부 디자인의 푸조의 감각은 주행감성에서도 본 기자를 웃음짓게 해주었다. 

사실 본 기자는 20여년 전 푸조 206cc 해치백 모델을 탄 경험이 있다. 이후 다양한 차들을 경험하며 잠시 잊고 있던, 그러나 역시는 역시다를 느끼며 주행했다.

푸조의 승차감과 핸들링은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은데, 부드럽지만 강하고, 바닥과 붙어가는 느낌이지만 딱딱하지 않다. 민첩한 핸들링을 지녔지만 날카롭진 않다. 당대의 소형 쿠페형 해치백들이 폭스바겐 골프, 미니쿠퍼가 있었지만, 푸조 206, 207의 마니아들이 존재했던 이유다.

 

포뮬러 카트를 운전하듯 작고 각진 핸들(스티어링휠)이 한몫을 한다. 핸들의 직경이 작지만 전자식 스티어링 방식을 채택해 정차 상태에서도 부드럽게 쉬운 조작이지만 예리하게 돌아간다.


GT 등급의 경우 핸들의 아래 GT 로고가 각인돼 있어 알뤼르 등급과의 차이점고 감성 마력이 추가된다. 전투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센터페시아의 다양한 작동 스위치도 감성을 보탠다. 핸드폰 기종과 사이즈에 무관하게 잘 잘동되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도 흐뭇하다. 타 차종의 경우 요즘 유행인 작게 접히는 휴대폰 혹은 큰 폴딩 휴대폰의 경우 충전 위치를 찾지 못하거나 인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애플카플레이', '안드로이드오토'의 연동이 쉽고 직관적으로 가능해 멀티미디어 기능의 활용도가 높다.

 

이번 e-2008의 주행 질감을 한마디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기차의 펀치력보다 민첩한 안정감'이다. 환경을 다루는 언론사의 기자로서, 타사의 전기차를 타고 있는데, 그렇기에 더욱 상대 비교가 됐다.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에 따라 움직임의 변화는 있지만 이질감이 있을만큼의 다이나믹한 차이는 아니다. 그것이 오히려 반갑고 신뢰가 가는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이는 일부 자동차 마니아들만 느끼는 주행질감이 아니다. 시동 후 첫 가속의 느낌이 부드럽게 강하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팩트다. 요철이나 둔턱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데 가까운 푸조 전시장이나 기타 방법을 통해 시승을 해보기를 독자들께 권해드리는 바이다.

 

또한 제조사에서 밝힌 제원상 파워트레인을 살펴보면 50kWh 배터리로 모터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6.5kg・m. 가벼운 차체와 푸조만의 핸들링(스티어링 휠) 과 전기차의 특성상 전혀 부족함이 없다. 1회 충전 인증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260km지만, 전기차 특성 상 회생 제동을 통해 그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연기관차로 대입했을 때 고출력의 파워와 1번 충전에 500km 이상 주행하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싸고 무겁다. 1번 충전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다는 것이 기술력으로 어필되고 있지만, 사실 상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일이 얼마나 잦을까. 물론 출장 등의 상황으로 장거리를 자주 주행하는 운전자도 있을 수 있지만, 본 기자는 어찌보면 합리적인 전기차 운전자라면 굳이 고파워, 고충전의 장거리 주행이 큰 메리트가 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푸조 e-2008은 내연기관 모델인 2008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미 유럽에서는 수년간 베스트셀링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8이 가진 매력을 e-2008에서 국내 운전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반자율주행 기능이라고 불리는 운전 보조 안전시스템인 아이다스(ADAS), 스마트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도 탑재됐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수동시트다. 등받이 각도 조절이 다이얼 식인 점은 운전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푸조 e-2008의 판매가격은 얼루어 5천290만원, GT 5천490만원이다. 지역별 보조금을 고려하면 3천만원 후반에서 4천만원 초반의 가격대로, 딜러사의 프로모션을 고려하면 체감 가격대는 더 내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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