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철도.도로 터널 98%가 라디오 먹통... 방통위 지원 사업 예산은 삭감 왜?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4-10-04 20:41:02 댓글 0
KTX, SRT 다니는 경부·호남고속선도 1개 터널 빼고 모두 수신 불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재난방송 수신 환경 개선 사업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도로·철도 터널, 지하철 등 지하공간의 재난방송 수신 환경이 여전히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민수 의원(사진)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도로 터널 67.6%, 철도 터널 98.0%, 지하철 역사 약 51.6%에서 FM 라디오 수신이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도로‧철도‧지하철 재난방송 수신환경 현황

한민수 의원실에서 2023년 터널·지하공간 재난방송 수신 환경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철도의 경우 전체 터널의 98%가 라디오 수신 불량일 정도로 심각했는데, KTX와 SRT가 다니는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도 노선 내 터널 중 1개 터널을 제외하고는 모두 라디오 수신이 불량했다. 경북선, 경전선, 경강선, 중부내륙선 등은 모두 불량률 100%로 노선 내 라디오 수신이 가능한 터널은 단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철도터널 노선별 수신 상태


도로 권역별 수신 상태를 살펴보면, 전국 터널 3,220개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684개 중 496개(73%)가 라디오 수신 불량으로 나타났다. 충청남도는 148개 중 128개(86%) 불량으로 1위였고, 강원도가 400개 중 302개(76%) 불량으로 그 뒤를 따랐다. <표2>

▲도로터널 권역별 수신 상태


2023년 지하철 승하차 인원이 가장 많았던 수도권 2호선은 역사 53개 중 44개(83%)가 라디오 수신 불량이었다. 수도권 6호선과 경강선, 부산 2호선은 역사 전체가 라디오 수신 불량(100%)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노선별 수신 상태


방통위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따라 터널 또는 지하공간 등 방송수신 장애 지역에 재난방송의 원활한 수신이 의무화됐고, 방통위는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통한 결과 공표, 중계설비 기술·설치지원으로 재난방송 수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홍일 前 방통위원장도 지난 1월 재난방송 수신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재난방송 중계설비 설치 지원 사업이 효과적인 재난 대응을 위한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방통위의 내년도 재난방송 수신 환경 개선 사업 예산은 5억 8,500만 원으로 올해 10억 원 대비 41.5%가 삭감돼 정부안에 반영되어 있는 상황이다.

전력이나 통신이 끊긴 극한 비상상황에서는 긴급재난문자 등의 수신이 불가능할 수 있어 수신이 확실한 라디오 재난방송이 확실한 대안이다.

 한민수 의원은 “최근 북한의 대남오물풍선 살포와 잦은 탄도미사일 도발 등 윤석열 정권에서의 남북 강대강 대치 국면이 길어지고 있어 국민의 걱정이 크다”며 “전력이나 통신이 끊긴 극한 비상상황 등 긴급재난문자나 방송을 통한 전파가 불가능할 때는 라디오 재난방송이 대안임에도 여전히 수신 환경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 “국가적 위기 상황이나 긴급 상황 발생 시 터널과 지하공간은 대피장소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방통위가 예산 확보를 통해 국민 안전과 재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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