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가맹점 확대요?…부실관리 은폐 위한 ‘사용처 확대’ 의혹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4-10-23 15:55:04 댓글 0
“노래방, 학원, 필라테스, 철학관 등”가맹 업종 확대 이전부터 이미 가맹점
▲가맹업종 확대 이전 제한업종 업체 수 및 2023년 총매출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3일 국무회의를 거쳐 온누리상품권 가맹 허용업종을 확대했다. 하지만, 사용처 확대 이전부터 노래방, 학원, 필라테스, 철학관 등 제한업종이 가맹점으로 영업해온 것으로 드러나 사업 부실 논란이 제기되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대전 동구)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맹업종이 확대되기 전부터 제한업종 최소 1,790곳이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중기부가 이번 확대 대상업종으로 밝힌 ‘태권도, 요가, 필라테스, 음악학원, 한의원, 치과의원, 동물병원, 노래연습장, 방앗간, 한복, 인쇄소, 철학관·역술원, 사주·타로, 전자담배’를 상호로 조회해 확인한 결과다. 실제 상호명에 업종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자료를 보면, 이들 제한업종 가맹점에서 이미 온누리상품권이 활발히 이용되어왔다. 2023년 온누리상품권으로만 경기도의 한 방앗간은 월평균 매출 4천만 원을 기록했고, 세종의 한 필라테스학원은 월평균 6백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한업종이었던 가맹점의 2023년 총 매출은 파악된 것만 최소 108억 원에 이른다..

관리 시스템도 부실했다. 국회 등에서 관리부실 지적이 계속되자. 소진공은 2022년 관리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가맹점 업종을 단 9개 업종으로만 분류하고 있어 여전히 실질적인 관리가 불가능했다. 현재 제한업종인 주류소매업 업체들도 음식점업, 가공식품업, 기타소매업 등으로 뒤섞어 등록되어 있었다.

중기부의 이번 9월 가맹점 확대 결정 과정도 석연찮다. 온누리상품권은 가맹점뿐만 아니라, 가맹점이 아닌 유통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중기부는 국무회의 직전 7월 5일 단 한 차례 정책간담회만 진행했을 뿐, 그마저도 회의록이나 구체적 내용은 제출하지 않았다. 정부의 확대 발표 이후 온누리상품권이 전통시장 등에 위치한 병원·동물병원 등까지 확산되면서, 가맹자격이 없는 업체들의 반발이 늘어나고 있다.

장철민 의원은 “사업 관리 능력을 상실한 중기부가 부실한 관리 실태를 감추기 위해 가맹점 확대를 추진한 것이 의심”이라며, “현재 온누리상품권 사업은 관리가 부실하다. 무조건적인 확대보다는 실제 정책효과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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