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는 도로 위가 아니라 광산에서 시작된다. 코발트와 니켈, 리튬이 채굴되는 과정에서 이미 환경과 노동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특히 콩고 민주 공화국의 코발트 채굴 문제는 외신을 통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기차가 ‘배출가스 제로’라는 이미지를 갖는 동안, 그 이전 단계에서의 비용과 환경문제는 지속된다는 해석이다.
이 지점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 공급자지만, 동시에 동일한 공급망 구조 안에 놓여 있다. 실제로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도 원재료 조달 과정에서의 환경문제, 노동 인권 문제 리스크를 별도로 관리 대상으로 두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배터리는 만들어지는 순간에도 이미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생산 공정에서 사용되는 전력이 얼마나 깨끗한가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탄소 배출량이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가 도로 위에서 배출하지 않는 만큼, 그 부담이 공장과 발전소로 이동하는 구조다. 결국 ‘친환경’이라는 평가는 전기차 자체가 아니라, 생산 과정 전체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수명을 다한 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이제 막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재활용 기술은 발전 중이지만 아직 모든 물량을 감당할 수준은 아니고, 폐기 과정에서의 환경 위험성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고(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장녀인 박선영 대표가 운영하는 더하우영성경영연구소 김규덕 고문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된다”면서, “본질을 보지 않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오래전부터 주장해왔다.
그동안 전기차 보급 확대와 친환경이라는 허울좋은 단어에 논의가 가려져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 문제가 산업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기에 외면하고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급망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고 있다”면서, “노동 인권, 윤리적 조달 기준을 강화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광산에서 완성차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긴 사슬을 완전히 관리 통제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친환경 산업이라는 이름 아래 놓인 이 복잡한 현실은, 단순한 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영역에 가깝다.
전기차는 분명 이전보다 발전된 대안이다. 다만 그 이면을 고려했을 때 완전한 해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충전소의 조용한 풍경 뒤에는 광산과 공장, 그리고 아직 처리되지 않은 미래의 폐기물까지 이어지는 긴 경로가 존재한다.
‘친환경’이라는 단어 속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답변을 얻을 때까지, 은 끝까지 질문할 것이다.












![[지속가능 리포트 ②] 줄지 않는 쓰레기의 이유](/data/dlt/image/2026/03/29/dlt202603290003.230x172.0.jpg)
![[지속가능 리포트 ①] 우리는 왜 계속 버리게 될까](/data/dlt/image/2026/03/29/dlt202603290002.230x172.0.jpg)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