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은 버리고 땅으로?”…삼표, 성수 5조 개발 승부수에 커지는 ‘본업 포기’ 논란

정민오 기자 발행일 2026-05-18 07:51:22 댓글 0
중대재해·환경오염 논란 속 이미지 세탁 시도 지적 제기
건자재 한계 봉착하자 디벨로퍼 변신…'PF 리스크 떠안는 무리수' 우려

삼표그룹(회장 정도원)이 성수동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며 그룹의 무게중심을 건자재 생산에서 부동산 디벨로퍼 사업으로 급격히 옮기고 있다.

레미콘·골재·몰탈 생산을 주력으로 해온 기존 제조업 기반 성장 모델이 한계에 봉착하자 결국 '땅 개발'로 활로를 찾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본업 경쟁력 약화를 부동산 개발로 덮으려는 시도라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표는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인근의 삼표레미콘 부지를 중심으로 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을 포함한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성수동이 서울 핵심 상권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삼표 역시 그룹의 미래 성장축을 사실상 해당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사업비만 5조원 규모로 연내 착공해 오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표는 사업 추진을 위해 약 50명 규모의 전담조직까지 꾸렸으며 외부 인력 영입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 부지 개발을 넘어 그룹 체질 자체를 디벨로퍼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배경에는 악화되는 건자재 업황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건설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환경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며 기존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 개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번 성수 프로젝트는 단순 시행사업을 넘어 삼표의 '이미지 세탁 프로젝트' 성격도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한편, 레미콘, 골재, 몰탈을 생산하는 삼표산업과 삼표시멘트를 주축으로 한 건자재 특화 기업인 삼표그룹은 그동안 중대재해와 부당거래, 환경오염 논란 등 각종 구설의 중심에 서 왔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관련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표산업이 계열사와 부당거래를 했다는 의혹 역시 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건자재 생산 기업 특성상 환경오염 논란도 삼표를 따라다닌 대표적 꼬리표다.

성수 레미콘 공장 이전 문제 역시 서울시와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던 사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장 철수 이후 친환경·문화 복합공간 개발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앞세워 기업 인식 자체를 바꾸려는 의도가 읽힌다"며 "삼표 입장에서는 사업 전환과 이미지 개선을 동시에 노리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초대형 복합개발 특유의 장기 사업 리스크와 금융비용 부담이 삼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동 상징성이 크다고 해도 결국 부동산 사업은 경기 영향을 정면으로 받는다"며 "제조업 기반 기업이 디벨로퍼 중심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 경우 실적 변동성과 재무 리스크가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민오 기자 assh1010@daily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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