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수혈’ 최승은 전면 배치한 삼성전자…“브랜드 혁신” 기대 속 ‘간판 바꾸기’ 우려도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6-06 20:51:34 댓글 0
“모바일과 DX 브랜드 전략 모두 책임지는 구조 효율적인지는 검증 필요"
▲최승은 부사장
삼성전자가 DX(디바이스경험)부문 글로벌브랜드센터를 신설하고 최승은 부사장을 수장으로 임명하면서 브랜드 조직 개편에 나섰다. 회사 안팎에서는 최 부사장이 MX사업부를 넘어 DX부문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조직 명칭 변경 이상의 실질적 변화가 있는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특정 임원에게 권한이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로벌브랜드센터는 기존 글로벌마케팅실의 기능을 상당 부분 이어받는 조직으로 평가된다.

앞서 이원진 사장이 VD사업부장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마케팅실의 위상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최 부사장이 새 조직을 맡으면서 삼성전자 브랜드 전략의 중심축이 된 모양새다.


문제는 이번 인사가 삼성전자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라는 본질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매출과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브랜드 프리미엄과 소비자 충성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애플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TV·가전 부문 역시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통합 브랜드 경험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직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6일 "삼성전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마케팅 조직을 수차례 확대·개편했지만 브랜드 경쟁력 논란은 반복돼 왔다"며 "결국 조직 이름이 글로벌마케팅실이든 글로벌브랜드센터든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가 없다면 또 한 번의 조직개편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 개인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최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2016년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다. 커리어 대부분을 존슨앤드존손 등 글로벌 기업에서 쌓았다.

 그는 삼성전자 내 대표적인 마케팅 전문가로 꼽히지만, 현재의 브랜드 위상 자체가 그의 성과를 입증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글로벌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는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최상위 브랜드지만 브랜드 선망도나 문화적 영향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숙제가 남아 있다"며 "만약 기존 전략이 충분히 성공적이었다면 삼성전자가 또다시 조직 개편 카드를 꺼낼 이유도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부사장이 글로벌브랜드센터장과 MX사업부 모바일마케팅센터장을 동시에 맡게 된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한 마케팅 전공 교수는 "겸직은 영향력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조직 내 후계 인재가 충분히 육성되지 않았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한 사람이 모바일과 DX 전체 브랜드 전략을 모두 책임지는 구조가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TV·가전·모바일은 소비자 경험과 유통 구조가 모두 다른 사업"이라며 "특정 사업부의 성공 방정식을 전사에 적용하려 할 경우 오히려 브랜드 전략이 획일화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최 부사장 개인의 승진 서사로 보기보다 삼성전자가 브랜드 경쟁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다시 한번 조직 실험에 나선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IT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사의 본질은 최승은 부상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전자가 브랜드 전략에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향후 1~2년 내 브랜드 가치 상승,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고객 충성도 개선 등 구체적 성과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이번 개편 역시 '사람만 바뀌고 달라진 것은 없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