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너가’ 구본걸, 본업 부진에 또 확장…LF 경영 책임론 커진다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7-24 13:52:36 댓글 0
“본업 못 살리고 외부 확장만”…구 회장 경영전략 한계 도마
LF를 이끄는 구본걸 회장의 경영 전략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패션 본업의 성장 정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구 회장이 해법으로 꺼내든 카드는 또다시 ‘확장’이다. 이번
▲구본걸 회장
에는 부동산금융 계열사 코람코자산운용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그룹 핵심 인사까지 전진 배치했다.

문제는 본업의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업종에 공격적으로 자원을 투입하는 전략이 과연 LF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것인지다. 시장에서는 이를 신성장 전략이라기보다 ‘본업 부진을 외부 확장으로 돌파하려는 경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24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LF는 최근 코람코자산운용에 약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동시에 그룹 핵심 인사를 코람코 이사회에 전진 배치하며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 입장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패션 본업은 정체됐는데, 왜 또 다른 사업을 키우는가.”

 LF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다.

 패션업은 브랜드 경쟁력과 상품 기획력, 유통 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산업이다. 본업의 경쟁력이 흔들린다면 경영진은 이를 회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LF의 선택은 달랐다. 본업의 성장 정체를 해결하기보다 부동산금융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구 회장의 경영 전략이 ‘내실보다 확장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본업이 어려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본업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경영진의 책임을 외부 성장으로 분산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LF가 투자한 코람코자산운용 역시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와 PF 부실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커졌고, 자산운용업 역시 투자자금 확보와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패션업계의 소비 둔화와 부동산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 두 사업에 모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것은 오히려 그룹의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람코에 대한 700억원 투자가 향후 성과로 이어진다면 사업 다각화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LF의 본업 부진에 이어 신규 투자 실패라는 이중 부담을 구 회장이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람코의 최근 실적 회복을 구조적인 성장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시장에서는 신중한 평가가 나온다. 일시적인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이라면 대규모 자금 투입의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투자는 구 회장의 경영 능력을 시험하는 승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다. 부친은 고(故)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으로, 구인회 창업주의 차남이다. 구인회 창업주의 장남인 고 구자경 전 LG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과는 사촌 관계다.

그만큼 구 회장에게는 오너가라는 배경을 넘어 독립적인 경영자로서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시선이 따라붙는다.

LF를 이끌면서 패션기업의 체질을 얼마나 강하게 만들었는지, 본업의 성장 정체를 어떻게 돌파했는지가 구 회장의 경영 성적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오너 경영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장기적인 투자 결정을 꼽는다. 반대로 투자 실패에 대한 최종 책임 역시 오너가 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따라서 코람코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단순히 계열사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구 회장이 본업 부진 이후 어떤 전략적 판단을 내렸고, 그 판단이 LF 전체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인사 개입 확대도 논란거리다. LF가 코람코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그룹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굳어질 경우, 독립성과 전문성이 중요한 자산운용업의 경쟁력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시장과 투자 기회를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데 그룹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면 의사결정이 경직될 수 있다”며 “구본걸 회장이 코람코를 키우는 과정에서 그룹의 힘을 앞세우기보다 전문경영과 독립적인 투자 판단을 얼마나 보장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구 회장의 책임론은 코람코 투자 자체에만 있지 않다. LF의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제시했느냐가 핵심이다.

 패션기업의 수장이 패션에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채 부동산금융 확장에 의존한다면, 시장은 이를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구 회장이 LG 오너가 출신이라는 배경을 넘어 경영자로서 평가받기 위해서는 이제 확장보다 성과로 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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