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측근 불법 선거운동 의혹 확산…최민희 "비공개 선거인 명부 유출도 규명해야“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7-22 20:10:49 댓글 0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를 둘러싼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측근으로 지목된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선거사무원 신분이 아니었
음에도 비공개 선거인단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선거인 명부 유출 여부까지 수사와 청문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최민희 의원(사진)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당시 정몽규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한 의혹을 받는 문진희 당시 대한축구협회 이사(현 심판위원장)와 전기록 현 심판평가관은 공식 선거사무원으로 등록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은 후보자에게 선거사무장 1명과 선거사무원 2명만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선거인 명부 역시 후보자에게만 제공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실제 협회가 제출한 자료에는 정몽규 후보 측 선거사무장과 선거사무원 명단에 문진희 위원장과 전기록 평가관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들이 선거인단에 포함된 심판들과 직접 접촉해 정몽규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 정황이 공개됐다는 점이다.

앞서 KBS는 지난 8일 당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 내용에는 전기록 평가관이 심판에게 "정몽규 회장을 밀어달라"며 지지를 요청하고, 이후 문진희 위원장까지 함께 만나 경기 배정과 승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심판평가관은 심판 평가와 경기 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직무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선거 개입이었다면 단순한 선거운동을 넘어 권한 남용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공개 선거인 명부가 어떻게 외부로 전달됐는지도 핵심 의혹이다.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은 후보자가 제공받은 선거인 명부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선거 목적 외 사용해서는 안 되며, 선거 종료 후 즉시 폐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사무원이 아닌 인사들이 선거인들을 특정해 접촉했다면 명부 유출 과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 문진희 위원장은 당시 축구협회 이사 신분이었다. 축구협회 이사는 회장의 추천을 거쳐 선임되는 구조인 만큼, 특정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에 직접 나선 것이 사실이라면 협회 집행부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정몽규 후보가 당선된 이후 문 위원장이 심판위원장에 임명된 점도 향후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몽규 전 회장이 자신의 측근을 동원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국민과 축구인들이 반대했던 연임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운동원이 아닌 축구협회 이사에게 비공개 선거인 명부가 어떻게 전달됐는지, 왜 승급과 경기 배정까지 언급하며 지지를 요구했는지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은 단순한 선거운동 규정 위반 여부를 넘어 비공개 선거인 명부 관리와 협회 권한 남용 문제까지 확대되고 있어 향후 국회 청문회와 관계기관 조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의 공정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스포츠단체의 거버넌스와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만 놓고 보면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선거사무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인물이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비공개로 관리돼야 할 선거인 명부가 어떻게 이들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다. 셋째는 심판 평가와 경기 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인사들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했는지 여부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단순한 선거 규정 위반 수준을 넘어 조직의 권한이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동원됐다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심판 조직의 독립성이다. 축구에서 심판은 경기의 공정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선수와 감독, 구단 모두 심판의 공정성을 믿기 때문에 경기 결과를 받아들인다.

그런데 심판의 승급과 경기 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승급이나 경기 수 배정을 암시했다는 의혹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판 제도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다.

더 큰 문제는 선거인 명부 관리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일반 선거와 달리 제한된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선거인 명부는 더욱 엄격하게 관리된다. 규정 역시 후보자 외에는 제공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사무원이 아닌 사람이 특정 선거인을 찾아가 선거운동을 했다면 명부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만약 내부에서 명부가 유출됐다면 이는 선거관리 체계 자체가 무너졌다는 의미가 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차례 선거를 둘러싼 논란으로 끝날 문제도 아니다. 우리나라 체육단체는 오랫동안 폐쇄적인 운영과 인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반복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회장 선거 때마다 특정 세력이 조직을 장악하고, 선거 이후에도 주요 보직이 특정 인물들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개혁 요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동안 국가대표 감독 선임 논란, 행정 운영 문제, 국제대회 성적 부진 등으로 국민적 신뢰가 크게 흔들려 왔다. 여기에 회장 선거의 공정성마저 의심받는다면 협회 전체의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축구는 국민적 관심이 가장 큰 종목인 만큼 협회의 도덕성과 투명성은 일반 공공기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요구받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현재까지 제기된 내용은 의혹 단계인 만큼 사실관계는 객관적인 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 녹취 내용의 진위와 발언의 실제 의미, 선거인 명부 전달 과정, 당시 관계자들의 역할 등은 모두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된 이상 대한축구협회 역시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당시 선거 운영 과정 전반을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조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정인을 처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축구 행정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정몽규 회장의 연임 여부 자체가 아니다. 선거가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치러졌는지, 협회의 권한이 특정 후보를 위해 사용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축구 행정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투명성을 갖추고 있는지가 본질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해명이 아니다. 규정 위반이 있었다면 책임을 지고, 문제가 없었다면 객관적인 자료로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다. 축구협회가 이번 논란을 또 하나의 정치적 공방으로 흘려보낸다면 잃게 되는 것은 특정 인물의 명예가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 행정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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