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소개] “지붕엔 꽃이 피고, 길은 전기를 만든다” ... 네덜란드의 ‘공간 반전’ 환경 정책

정이든 청년기자 기자 발행일 2026-06-19 10:44:51 댓글 0
국토의 4분의 1이 바다보다 낮아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온 환경 선진국 네덜란드. 

이들이 기후 위기에 맞서는 방식은 단순한 억제를 넘어 국토의 숨은 공간을 친환경 발전소와 생태계 쉼터로 바꾸는 ‘공간의 재발견’에 있다. 

도시 전체를 거대한 친환경 실험실로 바꾸고 있는 네덜란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독특한 환경 프로그램 두 가지를 집중 취재했다.  



▲ 위트레흐트의 ‘세둠(Sedum) 버스 정류장’(사진출처=네덜란드 위트레흐트(Utrecht) 시정부 공식 환경 정책 발표 자료)


1. 꿀벌들의 녹색 정거장, 위트레흐트의 ‘세둠(Sedum) 버스 정류장’

네덜란드 제4의 도시 위트레흐트(Utrecht)시의 버스 정류장 지붕은 여느 도시와 달리 초록색 꽃과 풀로 가득하다. 

위트레흐트 시정부는 도시 공기 질을 개선하고 도심 속 멸종 위기 꿀벌과 나비들의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시내 버스 정류장 수백 곳의 지붕을 돌나물의 일종인 ‘세둠(Sedum)’ 정원으로 개조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단행했다.  

세둠은 가뭄과 추위에 매우 강해 관리가 거의 필요 없는 식물로,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빗물을 저장해 도심 홍수를 예방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으며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등 네덜란드 타 도시는 물론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정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지자체의 예산이 거의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트레흐트 시정부는 버스 정류장 운영권을 민간 광고 대행사에 넘기는 조건으로 ‘지붕의 녹화’와 ‘친환경 관리(전기차 이용 및 빗물 청소)’를 의무화했고, 대행사는 광고 수익으로 정원을 유지 관리하고 있다. 

공공 인프라와 민간 자본을 결합해 도시 생태계를 살린 영리한 행정의 표본이다.  


▲ 세계 최초의 자전거 전용 ‘솔라로드(SolaRoad)’ (사진출처=네덜란드 북홀란트(Noord-Holland)주 및 솔라로드(SolaRoad) 컨소시엄 공식 기술 발표 자료)


2. 도로가 에너지를 생산한다, 세계 최초의 자전거 전용 ‘솔라로드(SolaRoad)’

자전거의 천국이라 불리는 네덜란드에는 국토 전체에 펼쳐진 자전거 도로망을 태양광 발전소로 활용하는 정부 주도의 국가적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 정부(응용과학연구기구 TNO)와 북홀란트(Noord-Holland)주 등이 협력하여 개발한 ‘솔라로드(SolaRoad)’는 자전거 도로 바닥에 태양광 셀을 매립하고 그 위를 특수 강화유리로 덮은 에너지 생산 도로이다.

네덜란드는 대규모 태양광 단지를 지을 토지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미 국토에 촘촘하게 깔린 약 3만 5,000km의 자전거 도로에 주목했다.  

초기 크롬메니(Krommenie) 지역의 70m 시범 구간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자전거 수천 대와 관리 차량의 무게를 견디는 내구성을 입증했다. 

도로에서 생산된 전력은 인근 가로등과 신호등, 주변 지역 가구의 전력망으로 직접 송전된다.  최근에는 미끄럼 방지 기술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위트레흐트 인근 등 네덜란드 전역의 주요 자전거 도로로 설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자가 바라본 네덜란드의 환경 정책들은 "이미 존재하는 일상의 공간을 어떻게 다르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버스 정류장 지붕을 곤충의 보금자리로 만들고, 밟고 지나가는 아스팔트를 발전소로 바꾸는 이들의 발상의 전환은, 국토가 좁고 도시 밀도가 높은 한국 사회의 기후 위기 대응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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