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부산항만공사, 무리한 북항 개발로 자본잠식 위기… 항공·물류업계도 "동남권 관문 연계 타격" 우려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28 07:43:38 댓글 0
▲부산항만공사 연도별 재무상태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부산항만공사(BPA)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로 심각한 재무 위기에 직면했다.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는 3조 원대 북항 상부 시설 개발 강행과 해양수산부의 일방적인 항만공사 통폐합 추진이 맞물리면서 자본잠식은 물론 타 항만과 복합물류 생태계로의 '부채 폭탄 전가' 우려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강승규 의원이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 BPA는 지난 1년간 무려 1조 1,300억 원 규모의 공사채를 신규 발행했다. 이에 따른 하루 이자 비용만 1억 1,463만 원, 연간 금융비용은 418억 원에 달한다.


BPA의 부채비율은 2021년 78.2%에서 가파르게 상승해 2025년 109%를 넘어섰다. 최근 발행된 1조 원대 공사채 물량이 재무제표에 본격 반영될 경우 사실상 자본잠식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문제는 당초 1조 3,000억 원 수준이던 북항 랜드마크 등 상부 시설 건립 비용이 자재비와 금융비용 급등으로 3조 원대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해당 부지는 이미 사업성 결여로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유찰된 바 있다. 민간조차 외면한 적자 사업에 지난 9월 항만재개발법 개정안 통과를 빌미로 공기업이 직접 빚을 내어 뛰어드는 구조다.

내부에서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확산하며 현장 점검 등 대외 일정에서 파열음이 노출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4개 항만공사(부산·인천·여수광양·울산) 통폐합 방안 역시 논란을 키운다. 부채비율이 치솟은 BPA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비교적 재정이 건전한 타 지역 항만공사에 채무를 떠넘기는 '부채 돌려막기'라는 비판이다.

이러한 항만 재정 부실화는 항공 및 복합물류 업계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등과 맞물려 '트라이포트(항만·공항·철도) 복합물류망' 구축을 준비 중이던 항공물류업계는 즉각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한 대형 국적 항공사 화물 부문 관계자는 "동남권 복합물류의 핵심은 부산항만과 신공항이 연계되어 화물 환적과 내륙 수송 인프라가 적기에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며, "정작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BPA가 부동산성 개발 빚더미에 앉아 자본잠식에 빠지면 물류 인프라 투자 여력이 급감해 신공항 개항 효과마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외항사 화물 총괄 관계자 역시 "세계적 항만도시들은 배후단지와 공항 간 화물 처리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핵심 항만 공기업이 무리한 상부 개발로 채무 불이행 위기에 몰리는 것은 글로벌 복합물류 화주들에게 매우 불안한 신호"라고 꼬집었다.

강승규 의원은 “사업성 없는 3조 원대 북항 개발을 위해 공사채를 남발한다면 부산항만공사는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부실 구제를 위해 명분 없는 4개 항만공사 통합을 밀어붙이는 행위는 타 지역 항만과 국가 물류 경쟁력까지 갉아먹는 악수(惡手)인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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