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명도소송 70% 쏠린 고양창릉…청약 대기자 ‘입주 지연’·금융권 ‘자금 경색’ 뇌관 되나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28 14:35:01 댓글 0
사유 파악 없이 소송 일변도…사업 차질 시 분양가 상승·PF 리스크 우려 확산
▲3기 신도시 사업지구 명도소송 세부현황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3기 신도시 핵심 입지로 꼽히는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강제 명도소송이 집중 발생하면서, 내 집 마련을 기다리는 실수요자와 부동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토지·건물 인도 지연에 따른 공기 연장이 가시화될 경우 분양가 인상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상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사업 과정에서 토지보상 완료 후 자진 인도가 이뤄지지 않아 제기된 명도소송은 총 2,959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고양창릉지구에서만 전체의 68.6%에 달하는 2,031건(806개 시설 대상)이 제기됐다.

고양창릉의 주택 공급 계획 물량은 약 3만7,889호로 3기 신도시 전체(6개 지구) 물량의 21.6% 수준이다. 주택 비중 대비 명도소송 집중도가 3배를 웃돈 셈이다. 하남교산(416건), 남양주왕숙1(257건), 남양주왕숙2(226건), 인천계양(26건), 부천대장(3건) 등 다른 지구의 소송 건수를 합친 것(928건)보다도 두 배 이상 많다.


현재 고양창릉은 소송 2,031건 중 1,544건이 종결됐으나 487건은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실수요자 “사전청약 고통 반복되나”…입주 지연·분양가 인상 공포

청약 대기자와 사전청약 당첨자 등 주택 소비자들은 이번 사태가 공사 착공 지연과 본청약 연기로 직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명도소송은 소송 제기부터 강제집행까지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일이 걸리는 민사 절차다.

토지 인도가 늦어지면 토목공사와 아파트 착공 일정이 줄줄이 밀리게 된다. 입주 지연은 청약자들의 임시 거주 비용(전·월세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지연 기간 발생하는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추후 본청약 확정 분양가에 반영되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미 사전청약 취소나 본청약 무기한 연기로 피해를 본 무주택 서민들 사이에선 “정부와 공공기관의 안일한 토지 확보 방식 탓에 실수요자만 주거 불안에 떨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금융권 “공기 지연은 곧 자금 압박”…PF 리스크 모니터링 강화

부동산 개발 금융권 관계자들 역시 고양창릉의 소송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은 대규모 금융 자금이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인 만큼, 부지 확보 지연은 대주단과 건설사의 금융 부담으로 직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명도소송이 장기화될수록 토지 매입에 투입된 브릿지론과 공사비 조달을 위한 PF 자금의 회수 주기가 늘어난다”며 “이는 시행·시공사의 이자비용 폭증과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져 자금시장 전반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착공이 지연돼 자금이 묶이면 신용공여를 제공한 건설사와 금융기관 모두에 재무적 압박이 가중된다는 설명이다.

‘이유도 모른 채’ 소송전만…LH 갈등 관리 역량 도마 위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사회적·금융적 비용이 수반되는 상황에서도 사업시행자인 LH가 주민들의 미이전 사유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LH는 “미이전 사유는 전적으로 이전 거부자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공사가 파악할 수 없거나 부정확해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장의 구체적 갈등 원인(보상가 불만, 대체 영업지 미확보, 이전비 갈등 등)을 분석해 선제적으로 중재하기보다는 행정 편의적인 소송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부승찬 의원은 “LH가 3기 신도시 이주·철거·문화재 합동TF까지 운영하면서 이전 대상자들의 미이전 원인조차 관리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며 “고양창릉처럼 소송이 집중되는 곳일수록 미이전 사유를 세밀히 살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해야 불필요한 사업 지연을 막고 주택 공급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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