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 한국가스공사 퇴직 1~2일 만에 출자회사 행… 공직자윤리법 취업심사 실효성 의문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29 07:34:50 댓글 0
비정규직 정규직화 자회사 대표 자리도 독식… ‘낙하산 회전문 인사’ 여전
▲한국가스공사 퇴직 임·직원 자회사 및 출자회사 재취업 현황 (2021~2025년)
한국가스공사 경영공시 '퇴직 임·직원 재취업 현황', 2026.04.10. 제출

한국가스공사(KOGAS)에서 최근 5년간 물러난 임직원 전원이 퇴직 후 불과 1~2일 만에 가스공사 자회사 및 출자회사 주요 직책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과 동시에 자회사로 직행하는 ‘회전문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면서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와 공공기관 인사 가이드라인이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경영공시 자료와 ‘퇴직 임·직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초까지 퇴직한 가스공사 임직원 8명(임원 7명, 직원 1명) 전원이 퇴직 직후 코가스서비스얼라이언스, 코가스보안관리㈜, 코리아엘엔지트레이딩㈜, Korea LNG Ltd. 등 자회사와 출자회사로 재취업했다.

이들의 퇴직일부터 재취업일까지의 간격은 짧게는 단 하루, 길어도 이틀에 불과했다. 휴일 등을 감안하면 퇴직 바로 다음 영업일에 곧바로 자회사 임원으로 출근한 셈이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설립된 자회사마저 모기관 퇴직 임원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전직 임원 A씨는 2024년 1월 23일 가스공사를 퇴직한 다음 날, 신설된 자회사 두 곳(코가스서비스얼라이언스, 코가스보안관리㈜)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초대 대표이사 자리를 꿰찼다.

또 다른 전직 임원 B씨 역시 2024년 12월 31일 퇴직한 뒤 다음 날인 2025년 1월 1일 코가스보안관리㈜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재취업 대상 5곳 중 2곳은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이었으며, 이 가운데 ‘Korea Ras Laffan LNG Ltd.’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회피처 유출 문건(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등재된 역외법인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업계 “뿌리 깊은 모기관 카르텔… 공채는 들러리 전락”

에너지 공기업 및 플랜트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공기업 자회사나 출자회사의 최고경영자·임원 자리는 관행적으로 모기관의 퇴직 간부 몫으로 사전에 내정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공개모집 절차나 취업심사가 형식적인 ‘요식 행위’에 그치다 보니 자회사의 독립경영과 전문성 확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공공기관 인사 노무 전문가는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후 취업심사 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1~2일 만에 일사천리로 채용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것은 퇴직 전 이미 인선 작업이 끝났음을 방증한다”면서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세워진 자회사에 모기관 퇴직자를 곧바로 수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본래 취지인 근로자 상생과도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출자회사 재취업 심사 시 외부위원 참여 의무화, 수의계약 제한 등을 지속 권고해왔으나, 가스공사 현장에서는 이 같은 제도 개선안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최수진 의원은 “단 1~2일 만에 자회사 대표로 직행하는 구조에서 법령에 따른 엄격한 사전 취업심사와 공정한 공모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세회피처 등재 해외 SPC 이사회의 실질 업무와 보수 지급 내역은 물론, 복수 자회사 동시 등재 경위까지 이번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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