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철 의원, ‘산재 다발’ 사업장 들여다보니… 배민·쿠팡 계열사 줄줄이 상위권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30 09:48:41 댓글 0
우아한청년들, 최근 5년간 누적 산재 신청 8,807건…매년 1위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산업재해 신청이 특정 사업장에 반복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까지 산재 신청 상위 10개 사업장에서만 5,623건의 산재가 신청됐으며, 이 가운데 실제 산재로 승인된 비율은 83.6%에 달했다.

특히 배달·물류업을 중심으로 일부 사업장이 매년 산재 신청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단순한 사고 처리 차원을 넘어 작업환경과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체 산재신청 상위 30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6월까지 산재 신청이 가장 많았던 곳은 우아한청년들로 총 1,170건이었다.

▲전체 산재신청 상위 30위 현황

이어 쿠팡이츠서비스 736건, 현대건설 599건, HD현대중공업 522건, 쿠팡풀필먼트서비스 502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아한청년들은 최근 5년간 매년 산재 신청 건수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1,915건, 2023년 1,845건, 2024년 2,165건, 2025년 1,712건에 이어 올해 6월까지 1,170건이 신청돼 5년간 누적 8,807건에 달했다. 올해 신청 건수의 승인율도 94.7%로 나타났다.

쿠팡 계열사 역시 산재 신청 상위권에 반복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쿠팡이츠서비스는 올해 6월까지 736건이 신청돼 승인율 93.8%를 기록했고,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502건 신청에 88%가 승인됐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도 308건 신청에 승인율 90.6%를 기록했다.

제조·건설업에서도 산재 신청이 대규모로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599건 신청에 승인율 78.8%를 기록했으며, HD현대중공업은 522건 신청에 74.1%, 대우건설은 470건에 80.4%, 롯데건설은 451건에 79.8%의 승인율을 나타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해 6월까지 400건의 산재가 신청됐으며 이 가운데 280건이 승인돼 승인율은 70%였다. 대한석탄공사 역시 386건의 산재 신청 가운데 266건이 승인돼 승인율 68.9%를 기록했다.

문제는 산재 신청 건수가 많은 사업장이 반복적으로 상위권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청 건수뿐 아니라 실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승인 비율도 상당히 높아 개별 사고에 대한 사후 처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관리 현장에서는 반복적으로 산재가 발생하는 사업장의 경우 사고 건수 자체만 볼 것이 아니라 작업 방식과 인력 배치, 작업시간, 위험성 평가, 안전교육 등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산업안전 분야 관계자는 “같은 사업장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된다면 개인의 부주의만으로 원인을 돌리기 어렵다”며 “안전관리자가 위험요인을 발견해도 작업 일정이나 생산성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있는지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관리자에게 책임만 부과하는 방식으로는 산재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현장에서 작업중지나 위험요인 개선을 요구했을 때 실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전관리자의 권한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작업 속도와 업무 강도, 인력 부족 등이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배달·물류·건설 등 업무 특성상 시간에 쫓기거나 반복적인 고강도 작업이 이어질 경우 안전수칙을 알고 있어도 현장에서 충분히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 노동계에서는 산재 예방을 위해 노동자에게 안전수칙 준수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적정 인력과 휴식시간 확보, 위험작업 개선, 보호장비 지급과 교육 등 사업주의 예방 책임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또 산재 신청 건수가 많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고 유형을 세분화해 반복되는 원인이 무엇인지 공개하고, 개선 조치 이후 실제 사고가 감소했는지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해철 의원은 “산재 신청이 반복적으로 상위권에 오르는 사업장이 있다는 것은 단순히 개별 노동자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며 “특정 사업장에서 산재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 사고 이후 보상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작업환경과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가 다친 뒤 산재를 인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애초에 노동자가 다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산재가 반복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이 작동하고 있는지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산재 승인율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개별 기업의 안전관리 부실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업장 규모와 고용 형태, 업무 특성, 산재 신청 활성화 정도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동일 사업장이 해마다 산재 신청 상위권에 반복적으로 이름을 올린다면 사고 발생 이후의 보상과 처리에 머물 것이 아니라 어떤 작업 과정에서 사고가 집중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예방조치의 실효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산재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현장에서 노동자가 다치고 난 뒤 보상하는 체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노동자가 다치기 전에 위험을 찾아 제거하는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가 실제 사업장에서 작동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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