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수출 규모는 종전 최고치였던 올해 6월 1020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56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04.9% 증가해 처음 50억달러를 넘었다. 관세청의 9월 잠정치도 수출 1209억달러, 수입 711억달러, 무역수지 499억달러 흑자로 같은 흐름을 확인했다.
증가 속도는 전월과 비교해도 가팔랐다. 관세청 확정치상 8월 수출은 983억달러였다. 9월 수출은 여기서 약 226억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월별 조업일수와 품목 가격이 달라 전월 대비 증감만으로 추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기록은 일평균 수출과 반도체·컴퓨터 수출이 함께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록을 끌어올린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달러로 262.8% 급증해 단일 품목으로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수출의 약 49.9%다. 8월 반도체 수출 467억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36억달러 늘었다. 컴퓨터 수출도 AI 인프라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70억달러로 435.3% 증가했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합치면 673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약 55.6%에 해당한다.
다만 전체 수출 증가를 반도체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산업통상부 집계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23% 증가했다. 20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11개 품목이 증가했다. 선박 수출은 37억6000만달러로 29.9% 늘었고 화장품은 15억1000만달러로 31.4% 증가했다. 이차전지는 7억2000만달러로 14.0% 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60억5000만달러로 5.5% 감소했지만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은 5.5% 증가했다.
석유·화학 분야는 수출액과 물량 흐름이 엇갈렸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72억2000만달러로 72.0% 늘었지만 수출 물량은 6.9% 감소했다. 석유화학도 수출액은 39억5000만달러로 5.1% 증가했으나 물량은 19.1% 줄었다. 산업통상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감소와 홍해 수송 위험 확대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수출액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수출액 증가율만으로 실제 물량 흐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지역별로는 중국·미국·아세안의 증가폭이 컸다. 대중국 수출은 260억1000만달러로 122.7%, 대미국 수출은 243억3000만달러로 137.0% 늘었다. 대아세안 수출은 212억9000만달러로 92.6% 증가해 처음 200억달러를 넘었고, 대EU 수출도 86억5000만달러로 20.9% 증가했다. 반면 중동 수출은 16억달러로 14.1% 감소했다. 산업통상부는 중동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통항 어려움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수출 등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수입에서도 에너지 가격과 설비투자 관련 품목의 영향이 나타났다. 에너지 수입은 129억6000만달러로 38.0% 늘었다. 원유는 수입 물량이 2.0%, 단가가 35.7% 올라 수입액이 80억달러로 38.4% 증가했다. 반도체 장비 수입도 34억4000만달러로 50.8% 늘었다. 수입 증가에도 수출 증가폭이 더 커 1~9월 누적 무역흑자는 2525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동시에 AI 투자 속도가 상당폭 조정될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부도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와 중동 정세를 향후 수출의 변수로 제시했다. 9월 실적은 한국 수출의 강한 확장세를 보여주는 동시에 AI·반도체 경기와 국제 에너지 가격 변화가 앞으로의 수출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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