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 의원, 신규 설치에 154억 쏟아붓고도… 12년 된 ‘노후 서버’ 탓에 멈춰 선 고속도로 검지기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06 13:57:28 댓글 0
최근 3년간 오류·미검지 8건 중 3건, ‘사용연수 초과’ 서버 디스크 불량 원인
김정재 의원 “신규 확대 매몰돼 기존 장비 방치… 종합 점검·교체 시급”

고속도로 내 2차 사고 예방과 정차 차량 식별을 위해 도입된 ‘돌발상황 검지시스템’이 정작 노후 장비 관리 부실로 주요 순간 먹통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설치에는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안전망의 두뇌 역할을 하는 서버는 법정 내구연한을 훌쩍 넘긴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3년간 돌발상황 검지시스템 오류·미검지 현황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4년~2026년 8월 기준) 고속도로 돌발상황 검지시스템에서 총 202건의 감지 대상 중 8건의 오류 및 미검지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4년 4건(총 97건 중), 2025년 2건(총 76건 중), 2026년 8월까지 2건(총 29건 중) 등 매년 오작동이 반복됐다.

▲사용연수 초과 서버로 인한 미검지 발생 현황
▲최근 3년간 돌발상황 검지시스템 신규 설치 현황

문제는 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미검지 3건 모두 장비의 ‘사용연수 초과’가 직접적 원인이었다는 점이다.

 도로공사가 규정한 해당 서버의 내용연수는 6년이다. 그러나 2025년 발생한 미검지 1건은 2017년 도입된 8년 차 서버에서 발생했고, 올해 발생한 미검지 2건은 무려 2014년에 설치돼 내구연한을 두 배나 넘긴 12년 차 서버의 하드 디스크 불량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초 단위로 위험이 갈리는 고속도로 현장에서 10년이 넘은 노후 장비에 안전을 맡겨온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시스템 미검지 원인 8건 중 5건은 감지 범위를 벗어난 사각지대 발생 건이며, 장비 결함 3건은 발생 즉시 부품 교체와 서버 재부팅을 통해 정상화 조치를 마쳤다”며 “장비의 사용연수가 경과하더라도 정기적인 유지보수 점검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유지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사후약방문식 땜질 대응’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해당 시스템은 2025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터널 진출입부 200m 구간 평가 누락과 사각지대 존재 사실이 적발되는 등 성능 관리 부실 문제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사업 우선순위 왜곡에 대한 기자적 시각의 지적도 제기된다. 도로공사는 최근 3년간 신규 검지시스템 확대 구축에만 154억 1,600만 원(2024년 603식 53억 9,100만 원, 2025년 347식 22억 6,700만 원, 2026년 1,210식 77억 5,800만 원)을 집중 투입했다.

설치 수량과 구간을 늘리는 ‘외형적 확장’ 실적에 치중한 나머지, 기존 시스템의 정상 작동을 담보하는 ‘질적 관리 및 노후 장비 적기 교체’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도로공사의 관리 부실 문제는 ‘신규 인프라 확장 중심의 예산 집행’, ‘사후 땜질식 대응’, ‘내구연한 및 사각지대 관리 규정 미비’ 등이 맞물리며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 등에서 매년 반복 지적되고 있다.

 돌발상황 검지시스템을 비롯한 도로공사의 주요 관리 부실 재발 요인은 다음과 같다.

 양적 확대 대비 ‘유지보수·교체 예산’의 후순위화

외형 확장 집중은 첨단 교통 시스템(ITS)이나 신규 감지기 설치 등 눈에 띄는 인프라 확대 사업에는 대규모 예산(수백억 원 규모)이 신속히 배정된다.

내용연수 초과 장비 방치는 이미 설치된 서버, 검지기 등 핵심 전산·통신 장비의 사용연한(내용연수)이 지나도 고장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교체하지 않고 '재부팅'이나 '단순 부품 교체' 수준으로 연명시키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사후약방문’식 장애 대응 체계

 고장 후 조치 반복은 서버 다운이나 디스크 불량으로 실제 '미검지'나 시스템 먹통이 발생한 뒤에야 유지보수 업체를 투입하는 수동적 대응 방식이다.

예방 정비 체계 미흡는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수적인 고속도로 특성상 장애 사전 예측 시스템(디스크 수명 모니터링, 이중화 체계 등)이 갖춰져야 하나, 노후 장비에 대한 선제적 교체 기준이 느슨하게 운영했다.

 감사원 지적 후 ‘형식적 후속 조치’

사각지대 관리 누락은 터널 진·출입부 200m 구간 등 사고 위험이 높은 사각지대가 감사원 감사에서 반복 적발됨에도, 설계·준공 단계의 자체 검증 가이드라인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아 유사 지적이 되풀이되어왔다.

지적 사항의 땜질 처방은 문제가 적발되면 센서 각도 조정이나 소프트웨어 패치 등 단기적 조치에 그쳐, 유사한 환경을 가진 다른 노선이나 시설물로의 전수조사 및 근본적 개선이 지연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외주 용역 의존도와 현장 점검 한계
 
위탁 관리의 교통 감지·CCTV·통신 인프라 등의 실질적 점검과 유지보수가 외주 용역 체계로 운영되면서, 공사 본사 차원의 정밀한 장비 라이프사이클(도입-운영-폐기) 통제가 느슨해지는 문제가 지속되어왔다.

도로공사의 관리 부실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신규 설비 도입 시 유지보수 및 적기 교체 예산을 법적으로 연계 배정하고, 내용연수가 지난 전산·안전 설비의 의무 교체 가이드라인을 강제하는 제도적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수백억 혈세’ 매몰 비용화… 전형적인 전시성 행정

설치 단가만 대당 700만 원: 센서·카메라 하드웨어와 현장 공사비, 설치 인건비를 합치면 기기 1식당 약 700만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최근 3년간 신규 설치(2,160식, 154억여 원)에 들어간 막대한 혈세가 무색하게, 정작 이 고가 장비들의 신호를 모으고 분석하는 중앙 관제 서버(내용연수 6년 초과)가 먹통이 되면 700만 원짜리 현장 장비 전체가 무용지물(고철)로 전락되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역효과: 고가의 현장 장비 성능만 믿고 있다가 관제 서버 장애로 제 기능을 못 하면, 투입된 세금 대비 안전 효과는 '0'에 수렴하는 예산 낭비가 발생한다.

“사고 터져야 고친다”… 무책임한 ‘사후약방문’식 연명

내용연수 2배(12년) 초과 방치로 6년 주기로 교체해야 할 서버를 12년간 쓰다 디스크 장애로 검지 실패가 났음에도 도로공사의 조치는 고작 ‘재부팅’과 ‘단품 수리’에 그쳤다.

고가 자산 관리 기준 실종은 700만 원대 고가 자산이 현장에 깔려 있음에도, 이를 총괄하는 IT 인프라의 예방 정비·수명 주기 관리(Life-Cycle Management)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외형적 ‘실적 챙기기’ vs 내부 ‘유지관리 외면’

유지보수는 비용 취급은 반면 기존 장비의 노후 서버 교체나 상시 정밀점검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비용'으로 취급되어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관료적 병폐가 드러난다.

국민 안전 담보 위험은 대당 700만 원이나 들여 구축한 안전망이 정작 사고 순간 먹통이 된다면, 공공기관의 관리 태만으로 인해 무고한 운전자가 대형 참사의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김정재 의원은 “고속도로 돌발상황은 단 몇 초의 감지 지연만으로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새로운 시스템을 늘리는 양적 팽창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내구연한을 초과한 노후 서버를 전수조사하고 정기적인 점검 및 교체 기준을 엄격히 세워 기존 인프라의 신뢰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1대당 700만 원 들여 2천여 개 깔아놓고, 이를 엮는 핵심 서버는 12년 된 고물 방치로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한 도로공사의 고가 안전 인프라“"수백억 혈세로 '보여주기식' 외형 확장만 치중한 채 두뇌 격인 핵심 서버는 12년째 방치해 국민의 안전 골든타임을 땜질 처방에 맡겨버린 전형적인 관리 태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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