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결핵환자 줄었다는데 집단시설선 14% 급증…의무점검은 10곳 중 2곳뿐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08 06:37:12 댓글 0
'이행률 90.7%' 착시…실제 점검은 대상 기관의 22.7%에 그쳐 77% '깜깜이'
국내 전체 결핵 환자 수가 감소세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의료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시설 내 결핵 발생은 오히려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방역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법정 의무인 결핵검진 이행 여부를 점검받은 기관이 10곳 중 2곳에 불과해 현장 방역 관리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핵 발생 및 사망자 현황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지원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결핵 환자는 1만7,070명으로 전년(1만7,944명) 대비 4.9%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집단시설 내 결핵 발생 건수는 6,185건에서 7,070건으로 14.3% 증가했다.

취약계층과 환자가 밀집한 시설에서의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사회복지시설 내 발생 건수는 1,459건에서 1,843건으로 26.3% 급증했고, 노인복지시설(22.2%)과 의료기관(9.0%)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났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과 환자가 많은 시설 특성상 집단감염 확산 위험이 높은 곳에서 환자가 집중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종사자들에 대한 '결핵검진 의무'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할 감시망조차 부실하다는 점이다.


현행 '결핵예방법'상 의료기관, 어린이집,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의 종사자는 매년 결핵검진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지자체가 선정한 조사대상 9만4,362곳 중 실제 검진 이행 여부를 확인한 곳은 2만1,420곳(22.7%)에 불과했다.

전체의 77.3%(7만2,942곳)는 검진을 실시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그동안 방역당국이 밝혀온 '결핵검진 이행률 90.7%' 역시 실제 확인이 이뤄진 일부 기관(2만1,420곳 중 1만9,431곳)만을 모수로 집계한 수치로 드러나 통계 왜곡 지적이 인다.

연도별 조사 대상 기준이 들쭉날쭉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학교와 유치원이, 2024년에는 산후조리원과 어린이집이 조사에서 제외되는 등 일관된 추적·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박지원 의원은 "전체 환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집단시설 발병이 늘어난 것은 예방체계의 현장 작동 여부를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라며 "질병청이 전국의 검진의무기관 현황을 총괄하고 지자체와 일관된 점검 기준을 마련해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결핵검진 이행 점검은 기초지자체 보건소가 관할 기관을 직접 전수조사해야 하는 구조이지만, 현장 방역 및 보건 인력 부족으로 매년 대상 시설을 표본·순환 선정해 확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집단시설 내 결핵 발생 추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 데이터 연계 등 디지털 행정망을 활용해 지자체의 점검 부담을 줄이고, 전국 의무기관의 검진 이행 현황을 보다 정밀하게 전수 관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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