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정체에 시달리는 노선 이용자들이 사실상 다른 지역 적자 노선의 재정을 메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도로 인프라 당국과 건설 업계는 전국 고속도로망의 지속성과 국가 물류망 연결을 위해 현행 '통합채산제'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4개 노선의 건설투자비는 9조 6,944억 원 수준이었으나 누적 회수액은 17조 4,279억 원에 달해, 총 7조 7,335억 원이 초과 징수됐다. 4개 노선 합계 회수율은 2020년 160.5%에서 5년 만에 179.8%로 19.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건설원금의 2.8배를 걷어들인 경인선의 경우 전 구간이 서비스 수준 E·F등급의 상습정체 상태임에도 정상 요금이 부과되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현행 요금체계(기본요금 900원+주행거리당 44.3원) 특성상 경부선 기흥수원신갈(5.09km) 등 단거리 이용자는 통행료(약 1,125원)의 80%가 기본요금으로 채워져 km당 단가가 주행요금의 5배에 달한다. 510km 단거리 상습정체 구간만 5곳에 달하지만, 정체 현황을 반영한 시간대별 탄력 요금이나 감면 기준은 전무한 실정이다.
국회에서는 개별 노선 이용자의 과도한 부담을 문제 삼는다. 허영 의원은 "원금을 모두 상환한 노선 이용자가 기약 없이 타 노선의 적자 부담을 떠안는 구조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노선별 회수율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상습정체 구간의 요금 감면 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도로·교통 건설 인프라 관계자들은 현행 유료도로법상 '통합채산제'가 흔들릴 경우 국가 기간교통망 전체의 확충과 유지관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맞선다. 통합채산제는 전국 유료도로를 하나의 단일 노선망으로 간주해 채산성을 맞추는 제도다.
도로 인프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과 핵심 간선도로는 높은 교통량 덕분에 조기 회수가 가능하지만, 비수도권 노선이나 신규 산간 노선은 초기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초과 회수분은 유지보수 비용뿐 아니라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신규 간선망 시공·연결 재원으로 환원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체 재정고속도로의 평균 회수율은 2020년 32.7%에서 2025년 31.2%로 낮아졌고, 적자 노선 역시 6개에서 11개로 증가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회수율이 높은 노선의 무조건적인 무료화보다는 정체 시간대 탄력요금제 도입, 단거리 요금 구조 개편 등 정밀한 가격 신호 체계를 마련하고 노선별 유지관리비 투명성을 높이는 절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허영 의원은 "원금을 2.8배나 회수하고도 시속 20~30km로 기어가는 도로에서 여전히 정상 요금을 받는 것은 고속도로 이용자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 강요이자 부당한 통행료 수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출퇴근길 5km를 가면서 요금의 80%를 기본요금으로 뜯기는 단거리 서민들의 박탈감이 극에 달했다"며. "빚을 다 갚은 노선의 이용자가 기약 없이 타 노선의 적자까지 평생 떠안는 불공정한 구조는 이제 반드시 손질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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