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자보도프스키섬 현장 조사와 드론 촬영, 영국 공군 항공사진, 위성영상, 개체 추적장치를 결합해 번식지 규모와 먹이활동 변화를 분석했다. 섬은 가장 가까운 상주 인간 거주지에서 2000㎞ 이상 떨어진 화산섬으로 접근이 어려워 장기간 정밀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던 지역이다.
감소 원인으로는 해수 온난화에 따른 먹이 환경 변화가 가장 유력하게 지목됐다. 턱끈펭귄은 남극크릴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차가운 바다에서 먹이를 찾는 특성이 강하다. 연구진의 추적 자료에 따르면 턱끈펭귄은 섬 북서쪽의 비교적 차가운 바다를 주로 이용해 왔지만,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크릴의 주요 분포가 더 남쪽인 웨델해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턱끈펭귄이 먹이를 따라 계속 남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남쪽에는 해빙이 넓게 분포하고 번식에 적합한 섬도 부족하다. 먹이 이동과 번식지 조건이 동시에 제약으로 작용하면서 자보도프스키섬의 턱끈펭귄이 빠르게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남샌드위치제도에는 전 세계 턱끈펭귄의 약 30%가 서식하는 만큼 이 지역의 변화는 종 전체의 보전 상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같은 섬에서 서식하는 마카로니펭귄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BAS에 따르면 마카로니펭귄 개체수는 2011년부터 2016년 사이 약 28% 증가한 뒤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마카로니펭귄은 크릴뿐 아니라 물고기와 다른 갑각류도 먹을 수 있어 먹이 선택 폭이 넓다. 실제 추적자료에서도 이들은 섬 북동쪽의 더 따뜻한 바다를 이용하며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른 가능성도 검토했다. 자보도프스키섬의 커리산은 2016년 분화해 번식지 일부를 화산재로 덮었지만 턱끈펭귄 감소는 그보다 약 5년 앞선 2011년부터 시작됐다. 두 펭귄 종 사이의 번식 공간 경쟁도 주요 원인으로 보기 어려웠다. 섬 주변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크릴 조업이 금지돼 있어 현지 어업을 직접 원인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다만 보호구역 밖의 크릴 어업이 해류를 통해 먹이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결과는 단순히 한 종의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한 장소에서 턱끈펭귄은 급감하고 마카로니펭귄은 증가하면서 남극 펭귄 군집의 구성이 크게 바뀌었다. 연구진은 이를 남극 지역에서 단일 장소 기준으로 관측된 가장 큰 수준의 펭귄 군집 변화로 평가했다. 먹이망의 중간에 있는 크릴의 분포가 바뀌면 펭귄뿐 아니라 물고기, 물개, 고래 등 남극해 생태계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보전 등급 재검토 가능성도 제기됐다. 턱끈펭귄은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지는 않지만, BAS 연구진은 남샌드위치제도의 다른 대형 번식지에서도 비슷한 감소가 확인될 경우 보전 상태를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캔들마스·비소코이·손더스섬처럼 대규모 턱끈펭귄 군락이 있는 지역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자보도프스키섬의 변화는 인간 활동에서 멀리 떨어진 생태계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앞으로 위성·드론 조사와 개체 추적을 확대해 크릴 분포 변화와 번식 성공률, 주변 섬의 개체군 변화를 함께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급감이 남샌드위치제도 전역에서 반복되는 현상인지가 턱끈펭귄의 장기적인 보전 전망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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