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국내 최고 예술인재 양성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가 학생 신분을 박탈하는 중대 처분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한 통으로 처리했다가 법원에서 철퇴를 맞았다.
여기에 소속 교수와 직원이 외부 민간단체 자금 횡령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사실까지 드러나며, 국립 특수대학교로서의 학사 행정과 교직원 관리 체계가 총체적 난맥상에 빠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의원이 한예종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예종은 학사경고 2회 누적으로 제적 대상이 된 학생에게 등기우편이 반송되자 추가 서면 송달 노력 없이 단문 문자메시지로 제적을 최종 통보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학생 신분을 박탈하는 제적은 중대한 불이익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행정절차법상 ‘문서 통지’ 원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 판결했다. 한예종 측이 자체 의뢰한 법률자문에서도 “문서로 통지하지 않은 처분은 부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학사 행정의 기본 절차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내부 비위 의혹도 함께 불거졌다. 무용원 소속 행정조교와 교수가 외부 민간단체인 ‘소리무’의 운영자금 약 2,374만 원을 둘러싸고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임 의원은 “학생 신분을 박탈하는 중대한 처분에서 기본 절차조차 지키지 못했고, 교직원의 외부단체 자금 관여 문제까지 발생했다”며 “과거 제적 처분 전수조사를 통한 행정절차 정비와 함께 교직원의 외부활동 및 이해충돌 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 “국립대 행정 수준 의문… 법치행정 마비” vs 학교 측 “보완책 마련 중”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도제식 실기 교육이라는 예술계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학생 권익 보호 절차를 대학 스스로 무력화했다는 지적이다.
한 고등교육 정책 전문가는 “학생 신분을 박탈하는 제적 처분을 등기 반송 후 단 한 건의 문자로 갈음했다는 것은 단순한 실무자의 착오가 아니라 행정절차법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결여된 시스템적 문제”라며 “예술 교육의 특수성을 이유로 기본적인 공공 행정 절차와 규범을 도외시해 온 폐쇄적 운영 관행이 곪아 터진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교직원의 횡령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도제식 사제 관계와 산하 민간단체·극단 운영이 얽히기 쉬운 예술계 구조상, 명확한 내부통제 기준이 없다면 공공재정 및 사적 자금 운용의 경계가 무너지기 십상”이라며 “강도 높은 감사와 외부 감독 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반면 한예종 관계자는 절차상 미흡함을 인정하면서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등기우편 반송 후 학생과의 연락 두절 상황 등을 우려해 부득이하게 문자로 안내했던 사안이나, 행정절차법상 문서 통지 원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했어야 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법원 판결과 법률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학사 처분 전반의 송달 규정과 안내 절차를 즉시 개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교직원 횡령 연루 사안과 관련해서는 “현재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혐의 유무를 떠나 교직원의 외부 민간단체 관여 기준 및 이해충돌 방지 지침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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