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수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시아의 미래를 위한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대한상공회의소는 일본상공회의소와 9일 오전 일본 후쿠오카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미무로 아키오 일본상의 회장 등 양국상의 회장단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해마다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는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2013년 일본 센다이에서, 지난해에는 제주에서 개최됐다.9회째를 맞은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각 지역 상의 회장 13명이 참석했고, 일본 측에서는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의 회장을 비롯해 일본 지역 상의 회장들과 고문 등 13명이 참석했다.이날 박용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새로운 협력관계 설정에 대한 한일 양국간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양국을 둘러싼 경제 여건이 쉽지는 않지만 서로 긴밀히 협력해 아시아가 세계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아시아 세기(Asian Century)’를 함께 열어갈 것”을 제안했다‘아시아 세기’란 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뜻하는 용어로 아시아 국가들이 역내협력 강화를 통한 평화와 경제번영을 이뤄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의미다.박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경제 관련 대화를 재개하고, 한중일 FTA와 TPP, 글로벌 이슈 공동대응 같은 역내 협력의 틀이 논의되고 있다”며 “양국 경제계도 열린 시장과 투자 기회를 살려 새로운 협력기회를 찾고 실천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특히 박 회장은 양국이 새로운 협력기회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협력수준 제고’와 함께 ‘민간부문의 교류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하며 “양국 경제인이 인프라, 고급 소비재 같은 유망 시장에 함께 진출하고 환경, 에너지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해 나간다면 양국이 당면한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고, 아시아의 역내 공동발전을 앞당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지난 반세기 동안 신뢰를 기반으로 다양한 역경을 극복하며 경제발전에 함께 힘써왔다”며 “수교 이후 교역규모는 약 390배가 증가했고 연간 1만 명도 되지 않았던 상호 방문자 수는 이제 연간 500만명에 육박한다”고 말했다.미무라 회장은 또 “한일 양국은 아시아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일 두 나라가 경제협력 관계를 지금보다 더욱 발전시켜나간다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시아를 리드하게 될 것이며, 이번 회의가 이러한 협력 확대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양국 대표 경제인들이 나서 양국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을 가졌다. 박진수 서울상의 부회장(LG화학 부회장)은 ‘한국 경제현황 및 전망’ 발표를 통해 ”최근 한국은 세계경기 위축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민간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며 ”장기적인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개혁, 서비스 진입장벽 해소, 노동시장 선진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 분야에서 일본과 협력할 기회가 많다“고 양국 상호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일본 경제현황에 대한 발표를 맡은 오카야 도쿠이치 나고야상의 회장은 올해 개정된 일본산업의 재부흥전략과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산성 혁명,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일본은 TPP, FTA 등의 경제자유협정을 통하여 한국과도 더 많은 경제교류가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밖에 한·일 양국의 민간협력 확대방안에 대한 논의, 일본상의의 지방창생(創生) 사업 현황, ‘한국의 규제혁신과 스마트공장 추진단’에 대한 발표를 하며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