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3세 경영’ 본격 시동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1-18 23:19:59 댓글 0
사우디 최대 석유회사와 사업협력 성사, 승계 가속도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의 아들 정기선 상무가 최근 광폭행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정몽준 최대주주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정 상무의 행보를 두고 ‘3세 경영’이 본격화 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11일 현대중공업은 사우디 현지에서 정기선 기획실 총괄부문장(상무), 조선사업 김정환 대표, 플랜트사업 박철호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우디 아람코와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를 맺었다.


사우디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이며 석유운송, 해양, 플랜트 등 주요 기간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번 서명식에는 아람코의 알 나세르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직접 참석했다. 이날 체결한 MOU를 통해 현대중공업과 아람코는 포괄적이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며, 특히 조선, 엔진, 플랜트 등 분야에서 합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아람코가 추진 중인 사우디 합작 조선소 건립을 위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람코는 합작조선소에 대해 ‘세계적인 규모’라고 설명했으며, 현대중공업은 합작조선소 건립을 계기로 사우디에서 발주되는 선박에 대한 수주 우선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작 조선소 건설에는 현대중공업 외에도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조선소 운영 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부가수익 창출 기회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조선소는 사우디 선박 수요에 특화돼 있어 장기적으로 중동 내 입지를 더욱 강화 할 것으로 현대중공업은 기대하고 있다.


또 조선과 연관성이 높은 선박용 엔진분야에서도 양사는 공동사업개발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을 중동지역에 수출하고 아람코가 현지 생산 및 A/S사업 등을 지원하는 방식을 통해 중동지역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플랜트 부문에서 사업을 수주하며 현지 금융 및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는데, 이로써 현지 수주 확대는 물론 대형 EPC사업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람코 입장에서도 플랜트 사업 지원은 연관 산업으로의 발전이 가능해져 사우디 경제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과 아람코는 정유산업, 전기전자 등에서도 협력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한 없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재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아람코와의 이번 MOU 체결은 지난 3월 알 팔리 당시 아람코 사장(현 아람코 회장이자 사우디 보건부 장관)의 현대중공업 방문과 4월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 및 아람코 이사진의 연이은 현대중공업 방문으로 시작됐다.


당시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상무가 울산 조선소 내부를 직접 소개했다는 후문. 이후 정 상무가 TF팀을 구성해 협력사업 준비에 착수하고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그는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해 실무협상을 지휘했으며, MOU체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중동지역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생산기지 확보도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알 나세르 사장이 직접 MOU에 서명할 정도로 아람코도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사우디 산업기반 확충과 대규모 고용창출 등 사우디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정기선 상무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며, 현대중공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에선 정 상무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3세 경영’이 본격화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11월 초 조선사업 대표에 김정환 사장, 해양사업 대표에 김숙현 부사장, 건설장비사업대표에 이상기 부사장 등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인사가 각 사업부문 대표를 사장급으로 격상해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정 상무가 경영일선에 나타나자 현대중공업 승계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사진(정기선) : 최근 현대중공업 3세인 정기선 기획실 총괄부문장(상무)이 사우디 최대 석유회사와 사업협력을 성사시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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