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방송인 정형돈(37)이 불안장애로 모든 방송활동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해 충격을 줬다.
불안장애란 큰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지나치게 불안을 느끼는 증상. 머리가 아프고 호흡이 어려워지거나 위장기능이 떨어지는 등의 신체적 질환까지 나타난다. 대부분 오랫동안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병에 걸린다. 불안장애는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의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세계 주요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한국.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버린 가운데 우울증 치료는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들의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우울증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자살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에 따르면 한국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1000명 당 20 DDD(1일 사용량 단위·2013년 기준)로 28개 조사국 가운데 두번째로 낮았다. OECD의 항우울제 하루 평균 소비량은 1000명 당 58 DDD로 한국의 3배 수준이었다.
항우울제 소비량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칠레(13 DDD) 단 한 곳이었다. 아이슬란드(118 DDD), 호주(96 DDD) 등은 압도적으로 높은 소비량을 보였다.
의료업계에 따르면 감기 치료를 위한 항생제나 당뇨약 사용량이 많은 국내 실태에 비해, 항우울제 사용량은 유독 낮았다.
특히 한국의 자살률은 지난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 해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1만383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27.3명을 기록했다.
‘마음의 감기’로 불릴만큼 흔한 질환에 속하는 우울증이지만, 반면 조기 치료시 완치율도 높다.
피곤하고 면역력이 약해지면 종종 감기에 걸리 듯, 우리의 마음도 이처럼 감기와 같은 병에 걸릴 수 있다. 감기는 내버려두게 되면 심각한 폐렴으로 번져 생명을 위협한다. 우울증도 자살 기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주요 우울 장애가 있는 사람 중 자살사고 비율이 4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부가 5년 단위로 실시하는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주요 우울장애를 평생 1번 이상 앓는 비율은 2001년 4.0%에서 2006년 5.6%, 2011년 6.7%로 꾸준히 증가했다. 강박이나 공황 등 불안 장애 유병률은 8.7%(2011년 기준)로 2001년 8.8% 대비 소폭 줄었고 모든 종류의 정신장애도 10년 내리 하락세를 보였지만 우울 장애만 반대 흐름을 보인 것이다
항우울제를 비롯해 우울증 치료율이 낮은 것은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마음의 병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풀면 충분히 나을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쉽게 치유가 되지 않는 우울성 장애 환자들은 장기간 참다가 너무 힘들어야만 병원을 방문한다. 이마저도 정신과 치료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 우울증 환자들이 즐비하다. 정신적 노력만 강조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우울증은 완치되지 않고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정신과 의사들은 “자살률이 OECD국가 중에 최고라고 분석할 것만이 아니라 여러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우울증이란 자살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이기에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조기 치료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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